[위기의 삼성] WP "JY 구속땐 삼성 투자 연말까지 발묶여"

외신들도 높은 관심
CNN머니 "특검수사, 노트7때보다 이미지훼손 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박근혜 대통령간 자금제공 의혹을 제기한 니혼게이자이 신문.
해외 주요 외신들도 주말과 휴일 내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 기소 가능성을 주요 뉴스로 다루면서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외신은 이 부회장이 구속 기소될 경우 삼성그룹, 특히 삼성전자가 입을 타격과 이미지 실추가 클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해외 투자자의 시각에서 이번 사태를 호재로 분석한 곳도 있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이 부회장을 비롯한 고위 경영진이 기소된다면 삼성은 대규모 투자·인수합병(M&A) 결정을 최소한 올 연말까지 미뤄야 할 것”이라며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입원으로 인한 경영 공백에 더해 또 하나의 거대한 충격이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CNN머니는 지난해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보다 이 부회장에 대한 특별검사팀의 수사가 삼성의 해외 이미지를 더 깎아내렸다고 지적했다. 일부 정보기술(IT) 매체는 “삼성전자 폴더블(접는) 스마트폰 등 최첨단 신제품의 올해 출시 여부는 사장단 인사와 조직개편 뒤에야 가능할 텐데 정치 스캔들 때문에 (개편이) 계속 미뤄지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외신들은 특검 수사가 삼성의 경영권 승계작업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았다. 블룸버그통신은 “삼성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성사 대가로 최순실씨 모녀에게 뇌물을 제공한 혐의의 중심에 이 부회장이 있다”며 이 부회장의 승계 능력에 의구심이 생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외신들은 대체로 이 부회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받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그의 구속 기소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반면 이 부회장을 포함한 주요 기업 총수들에 대한 수사가 오히려 한국 기업의 매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전망한 매체도 있다. 평소 한국의 재벌 체제를 강도 높게 비판해온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최순실씨 스캔들이 한국 기업의 지배구조를 보다 투명하게 바꾸기 위한 개혁을 촉진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제 투자자들 사이에서 한국의 입지를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FT는 한국 주식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 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현재 14.2%인데 신흥국에 투자되는 자산의 11.9%만이 한국을 향한다는 시장조사기관 EPFR의 자료를 인용해 “한국 기업은 지배구조 문제 때문에 저평가돼왔다”고 설명했다.

/이종혁기자 2juzs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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