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의 ‘홍색공급망’ 확대 …지난해 소재부품 수출·무역흑자 동시 감소

지난해 소재부품 대중수출 11.5% 감소
흑자규모도 3년 만에 1,000억달러 이하
대일 소재부품 적자, 146억달러로 2.8%↑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소재부품 수출이 2년 연속 줄었다. 기술력이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이 자국 제품의 이용을 늘린 데 이어 일본에서 수입하는 제품은 더 늘었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6일 지난해 소재부품 수출액이 2,519억달러를 기록해 전년보다 4.8% 감소했다고 밝혔다. 수입도 4.5% 줄어든 1,525억달러를 기록했다.

무역흑자는 5.3% 줄어든 994억달러를 보였다. 소재부품 무역흑자는 지난 2014년(1,078억달러)과 2015년(1,050억달러) 연속 1,000억달러를 돌파했다. 하지만 지난해 수출이 줄어들며 1,000억달러 달성에 실패했다. 산업부는 “세계 각국의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된 데다 중국의 가공무역 제한정책 등으로 흑자 폭이 다소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전체 수출 가운데 소재부품 수출 비중은 50.8%에 달한다. 이 가운데 중국 수출 비중만 약 35%다. 하지만 지난해 중국 소재부품 수출은 827억달러로 전년 대비 11.5%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전체 중국 수출 감소율(-9.2%)보다 더 크다.

이는 중국의 경제성장률 둔화로 전체 수입이 감소해서다. 그러나 이보다 더 큰 원인은 중국 정부가 수입 중간재 대신 자국 제품을 사용해 완제품을 생산하는 ‘홍색공급망(red supply chain)’ 확대 정책을 폈기 때문이다.


중국은 199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가공무역에 대해 세제혜택을 주는 등 장려책을 폈다. 하지만 1999년부터는 자국 중간재 산업 육성을 위해 가공무역 금지 기준을 신설한 뒤 규제를 강화해왔다. 2014년 기준 가공무역 금지품목 1,871개, 제한품목은 451개에 달한다. 2000년 32.7%에 불과했던 현지 조달률은 지난해 기준 44%에 육박한 상황. 이에 맞춰 중국의 중간재 수입 비중도 2000년 63.9%에서 지난해 53.4%로 10.5%포인트 줄었다.

여기에 만년 적자를 보고 있는 대일 소재부품 무역적자는 다시 늘었다. 지난해 대일 소재부품 무역적자는 146억달러로 전년(142억달러)에 비해 2.8% 증가했다. 이는 일본에서 들여오는 소재부품이 3.7% 증가해서다.

미국 수출도 0.7% 감소했고 원자재가격 하락 등으로 경기 부진을 겪고 있는 중동(-14.6%)과 중남미(-12.1%) 수출도 크게 줄었다. 반면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대기업들이 대거 진출한 데 이어 자유무역협정(FTA)까지 발효된 베트남 소재부품 수출은 214억달러로 전년에 비해 25.7% 뛰었다.

품목별로는 소재 분야에서 고무(3.5%)와 비금속광물(3.9%)을 제외한 화학물및화학제품(-2.7%), 1차금속(-5.5%), 섬유제품(-9.3%)의 수출이 감소했다. 부품은 전기기계부품(3.5%)과 컴퓨터및사무기기부품(12.3%), 정밀기계부품(2.8%)이 늘었고 전자부품(10.5%)과 수송기계부품(-4.6%), 일반기계부품(-3.0%), 조립금속(-0.5%)은 줄었다.

지난해 전체 성적은 부진했지만 4·4분기 이후 수출은 회복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 4·4분기 우리 소재부품 수출은 663억달러로 2.2% 증가했다. 무역흑자 역시 266억달러로 6.3% 뛰었다. 도경환 산업부 산업기반실장은 “첨단 신소재와 부품 기술 개발, 미래형 소재·부품 인프라구축, 글로벌 파트너링(GP) 사업 확대 등을 적극 지원해 우리 소재·부품산업의 고부가가치화를 유도하겠다”며 “올해 수출 플러스 전환과 무역흑자 1,000억달러 재달성을 위해 모든 정책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전했다.

/세종=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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