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우선협상대상자에 中 '더블스타'

인수가 1조원 안팎 써낸 듯...동종업계 프리미엄으로 비가격요소 가점
우선매수청구권 박삼구 회장 "어떻게든 인수할 것...여러 방법 있다"

금호타이어 인수전에 중국 타이어 업체인 더블스타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더블스타가 써낸 가격은 1조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금호타이어의 인수전은 우선매수청권을 갖고 있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더블스타의 2파전으로 압축됐다.

16일 금융권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채권단인은 지난 12일 본입찰에 참여한 중국계 3개 업체 중 더블스타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본입찰에는 더블스타와 함께 상하이에어로스페이스인더스트리(SAIC), 지프로(GPRO) 3곳이 참여했다.


타이어 업체인 더블스타는 1조원 안팎의 인수가를 제시했으며, 금호타이어와 동종업종으로 비가격요소 부문에서 가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 인수를 위해 1조4,000억원 이상의 사모펀드를 구성하기도 했다.

더블스타는 중국 칭다오와 시안 두 곳에 타이어 공장을 갖고 있는 글로벌 업계 30위권 회사다. 금호타이어가 10위권 중반대인 것을 감안하면 단숨에 글로벌 톱 10으로 진입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채권단 관계자는 “금호타이어도 중국 난징과 톈진 등에 공장을 보유하고 있어 더블스타 입장에서는 시너지 효과가 계산된 베팅으로 보인다”면서 “더블스타와 체결한 주식매매계약 가격을 박 회장 측에 전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단은 박 회장의 우선매수청구권 등을 고려해 실사를 거치지 않고 바로 우선협상자와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다. 박 회장이 우선매수청구권을 포기했을 경우 실사를 통해 소폭의 가격 조정이 이뤄져 최종가로 매각을 마무리하게 된다.

하지만 박 회장도 금호타이어 인수를 통한 그룹 재건의 의지를 불태우고 있어 새주인을 예단하기 힘든 상황이다. 박 회장은 본지 기자와 만나 “금호타이어를 어떻게든 인수할 것”이라며 “개인자격으로만 경쟁할 수 있는 등 제약이 있지만 강구하면 여러가지 방안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그러나 예비입찰에 참여했던 중국 국유기업 등과의 공동인수에 대해서는 “아직 거기까지 고려할 단계는 아니다”며 선을 그었다. 재계에서는 박 회장이 금호타이어 인수를 위해 개인자격으로 특수목적회사(SPC)를 설립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김보리기자 bor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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