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스틴 토머스가 16일 PGA 투어 소니오픈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호놀룰루=AP연합뉴스
드라이버 샷 평균 319.8야드(9위), 아이언 샷 그린적중률 77.8%(12위), 평균 퍼트 수 1.59(1위).
저스틴 토머스(24·미국)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소니 오픈(총상금 600만달러) 나흘간 보여준 경기력이다. 3박자가 완벽하게 들어맞았다. 결과는 PGA 투어 역대 72홀 최소타 신기록으로 나타났다.
토머스는 16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주 호놀룰루의 와이알레이CC(파70·7,044야드)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1개로 5타를 줄였다. 최종합계 27언더파 253타를 적어낸 그는 2위 저스틴 로즈(잉글랜드·20언더파)를 7타 차로 넉넉하게 따돌리고 완승을 차지했다. 253타는 2003년 텍사스 오픈에서 토미 아머 3세(미국)가 작성한 26언더파 254타를 14년 만에 1타 줄인 새 기록이다.
◇‘스피스 친구’서 ‘폭주기관차 토머스’로=7타 차 선두로 출발한 토머스의 유일한 경쟁상대는 ‘최소타 신기록’이었다. 그는 이번 대회 첫날 최연소이자 통산 일곱 번째로 ‘59타 클럽’에 가입했고 2라운드에서는 36홀 최소타 기록(17언더파 123타)을 작성했다. 이날 72번째 홀인 마지막 18번홀(파5) 버디로 대기록을 완성하며 극적인 요소를 더했다.
완벽에 가까운 경기였기에 다른 풍성한 기록도 쏟아졌다. 나흘 내내 단독 선두를 질주한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이었고 SBS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에 이은 2주 연속 우승이었다. 또 지난해 10월 CIMB 클래식 제패를 포함해 2016-2017시즌 3승(통산 4승)째를 따내면서 시즌 초반 출전 5개 대회에서 3승을 휩쓴 두 번째 선수가 됐다. 이는 타이거 우즈(42·미국)만이 세 차례(2003·2008·2013년) 이뤘을 뿐이다. 59타와 최소타는 우즈도 못 해본 일이다. 연초 하와이에서 연달아 열리는 SBS 대회와 소니 오픈을 한 해에 석권하는 ‘하와이안 더블’ 달성은 2003년 어니 엘스(48·남아공)에 이어 두 번째다.
토머스는 아마추어 시절 미국 대표로 활약하고 앨라배마대 1학년이던 2012년 최우수 대학선수에 오른 강자였다. 그러나 2015년 PGA 투어에 진출해서는 그해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에서 우승한 조던 스피스(미국)에게 가릴 수밖에 없었다. 2015년 11월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CIMB 클래식에서 생애 첫 PGA 투어 우승을 차지해 이름을 알린 그는 지난해 이 대회 2연패에 성공한 데 이어 새해 첫 2개 대회 우승을 싹쓸이하며 ‘폭주’했다.
◇장타에 퍼트 보완…무결점 강자로 진화 중=체중 67㎏의 장타자 토머스는 컴퓨터 퍼트까지 장착하면서 결점을 찾기 어려운 강자로 진화 중이다. 아직 없는 미국 본토 우승도 시간문제로 보인다.
이날 대기록 달성에도 장타와 더불어 퍼트가 뒷받침됐다. 7타 차 선두로 출발한 토머스는 4번홀(파3)에서 보기를 범하며 주춤했다. 그러는 사이 로즈가 3번(파4)과 4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으며 5타 차로 추격했다. 첫 고비는 6번홀(파4)이었다. 러프와 그린 옆 벙커를 전전한 그는 3m 남짓한 파 퍼트를 남겨뒀다. 보기를 보탰더라면 흔들릴 수도 있던 상황이었지만 파를 지켜냈다. 8번홀(파4)에서 첫 버디로 경기 흐름을 잡을 수 있었던 것도 7m가량의 버디 퍼트 덕분이었다. 11번홀(파4)의 5m 버디 퍼트와 15번홀(파4)의 4m 파 퍼트 역시 결정적인 열쇠가 됐다. 마지막 홀에서는 20m가량의 긴 퍼트를 홀 바로 옆에 붙여 손쉬운 버디로 마무리하며 대기록의 영예와 함께 우승상금 108만달러(약 12억7,000만원)를 거머쥐었다. 세계랭킹은 8위로 오르게 됐다. 이날 7타를 줄이며 3위(19언더파)를 차지한 스피스는 “토머스는 이제 재능을 보여주기 시작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초청을 받아 출전한 양용은(45)은 공동 28위(11언더파)로 대회를 마쳤다.
/박민영기자 my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