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3대 스마트폰 제조사의 글로벌 판매량이 사상 처음 애플을 누르고 삼성전자를 위협함으로써 신속한 의사결정과 함께 투자와 인수합병(M&A)이 필요하지만 최고 경영진의 공백이 우려되며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갤럭시노트7 단종여파에 더해 이날 특검의 이 부회장 구속영장 청구 등으로 고객의 신뢰 저하와 함께 투자나 M&A 지연 등 경영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우선 ‘갤럭시S8’은 갤럭시S7에 비춰보면 2월 말 스페인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선보인 뒤 3월께 출시되는 게 일반적이지만 이번에는 3월 생산에 들어가 4월쯤 출시될 예정이다. 앞서 갤S7은 지난해 3월11일에 출시됐고 그 이전 갤S6와 갤S5는 각각 4월 10일과 11일에 판매에 돌입했다.
무엇보다 갤노트7 폭발 이후 이 부회장이 경영 최전선에 나서며 대책을 지휘해왔는데 일정부분 차질이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폭발 원인을 배터리 셀 문제로 결론을 내고 오는 23일 조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인데 정부의 재발방지 대책 요구와 시장 기대치에 부합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를 위해 고동진 무선사업부(IM) 사장이 직접 나서 차기 스마트폰 제품들의 안전성 강화 대책을 내놓으며 ‘배터리 게이트’ 논란 종식에 나설 전망이다. 회사 자체적인 강화 대책과 별개로 인증 강화 등 정부 차원에서의 정책이 마련될 가능성도 있다. 국가기술표준원 관계자는 “정부가 자체적으로 진행 중인 폭발원인 규명이 끝나면 인증 등을 강화할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한 신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해 투자와 M&A가 절실하지만 지체될 우려도 있다. 갤럭시S8의 핵심 기능인 ‘인공지능(AI) 음성인식 비서’를 개발한 ‘비브랩스’ 인수건만 해도 이 부회장이 지난해 초부터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경영 부재로 투자가 지연되면 IoT(사물인터넷), 가상현실(VR), 헬스케어 등 신기술 확보를 위한 M&A도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중국 화웨이, 오포, 비보의 작년 1~11월 스마트폰 출하량은 2억5,540만대로 애플(1억8,680만대)을 누르고 삼성전자(2억8,70만대)와의 격차를 크게 좁혔다.
/권용민기자 minizza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