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 상당수는 “여전히 오를 여지가 높다”며 ‘바이 앤 홀드(Buy&Hold·매수한 주식을 보유)’를 권하고 있지만 새로운 변수에 긴장의 끈을 놓치지 않고 있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부사장은 ‘삼성 상승론자’다. 허 부사장은 16일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단기 시세보다는 시가총액, 수익성과 글로벌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시가총액 258조원의 회사가 1년에 최소 30조원 이상, 즉 10%가 넘는 영업이익을 낸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는 “기준금리(1.25%) 대비 10배 가량 수익을 내고 있는데 이는 미국 정보기술(IT) 기업들의 17~20배에 비하면 높지도 않은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근거로 “바이 앤 홀드하라”는 것이 허 부사장의 조언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와 관련해 허 부사장은 “돌발 악재가 아니고 이미 주가에 어느 정도 반영돼 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익명을 요청한 한 자산운용사 CIO는 “성장이 기대되는 종목이 몇 없다는 점에서 삼성전자 비중을 유지할 것”이라면서도 “최근 많이 비싸져 더 사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가치주투자의 대명사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CIO는 지난해 주가가 160만원을 넘어서자 자신이 운용하는 ‘한국투자밸류10년’ 펀드에 담았던 물량을 모두 매도해 주목을 끌기도 했다.
헤지펀드를 운용하는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는 최근 사내 운용역 회의를 부쩍 자주 열고 있다. 삼성전자의 부문별 실적과 밸류에이션, 분할 성공·실패 시나리오에 따른 주가의 움직임부터 특검 조사의 영향까지 꼼꼼히 분석했다. 결론은 “삼성 주식을 그대로 갖고 가자”는 것. “최근 몇 년 동안 올해처럼 반도체·모바일·가전·디스플레이 사업부의 실적이 고르게 좋을 것으로 예상되는 해가 없었다”며 “최순실 이슈가 타격을 준다면 저가매수의 기회로 활용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원 대표는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기 때문에 언제든 전략을 수정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자산운용사 CIO는 특검 조사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반응을 우려했다. 그는 “만일 이재용 부회장의 뇌물죄 등이 확정되면 경영인의 도덕성 같은 사안에 민감한 유럽계 투자자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불확실하다”며 가장 고민되는 지점을 지목했다.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구속 영장이 청구된 16일 외국인들은 10만7,367주를 팔아치웠다. 지난해 11월14일 이후 2개월여 만에 최대 순매도다.
한편 증권사들이 전망한 삼성전자의 평균 목표 주가는 222만5,625원이다. 지난해 7월 “삼성전자가 190만원까지 오를 것”이라고 전망한 안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기적으로 220만원, 장기적으로 270만원까지 오를 잠재력이 있다”고 예상했다.
/유주희기자 ginge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