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수사하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16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자 재계는 한목소리로 우려를 표시하며 법원의 영장 기각과 불구속 수사를 요청했다.
재계는 특히 특검이 이날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한 204억원의 출연금까지 모두 뇌물로 간주한 것에 대해 “이 논리대로라면 국내 주요 대기업 대부분이 특검 수사의 타깃이 될 수밖에 없다”며 반발했다.
대한상공회의소와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이날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 청구 발표 직후 입장발표를 통해 법원의 ‘신중한 판단’을 당부했다. 이 부회장에 대한 법원의 구속영장 실질심사는 18일 열린다.
대한상의는 이경상 경제조사본부장 명의의 입장자료에서 “삼성전자가 세계 시장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이라는 점에서 최고경영자를 구속 수사할 경우 한국 경제에 미칠 파장이 매우 걱정스럽다”면서 “불구속 수사가 이뤄지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경총은 “이 부회장의 범죄에 대한 명확한 증거가 제시되지 않은 상황에서 구속 수사는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소기업 단체인 중소기업단체협의회도 염려의 목소리를 보탰다.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은 이날 긴급 간담회에서 “기업인 수사는 기업 자체로 끝나는 게 아니라 그 기업과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특검은 신속하고 최소한의 범위에서 기업인들을 수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최순실 국정농단에 휘말려 해체론마저 일고 있는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이 부회장의 구속과 관련해 아무런 입장도 내놓지 않았다./김상용·이종혁기자 kimi@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