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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외국인은 달랐다.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삼성전자 주가는 속절없이 추락했다. 영장 청구 소식이 전해진 오후1시30분 700억원을 웃도는 외국인의 대량매물이 쏟아지며 주가 낙폭은 3.04%로 확대되기도 했다. 시장 관계자는 “장 막판 금융투자와 투신의 매수세가 없었다면 180만원대도 무너질 뻔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전날 3.45% 급락한 데 이어 이날 2.14% 하락한 183만3,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 부회장이 특검에 출두했던 지난 12일에 비하면 2거래일 만에 시가총액 15조527억원이 사라졌다.
12일 순매도로 돌아선 외국인은 이날도 삼성전자 주식을 10만7,367주 순매도하며 주가 하락을 이끌었다. 지난해 11월14일 이후 2개월 만에 최대 순매도다. 매도 상위 창구에는 CLSA·모건스탠리·골드만삭스·메릴린치 등 외국계 증권사들이 대거 이름을 올렸다.
일각에서는 뇌물 공여와 같은 부패 문제에 민감한 외국인투자가들이 이번 사태로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회수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김록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매도세가 외국인을 중심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일부 외국계 주주는 내부 투자지침상 삼성전자 투자를 회수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물론 아직은 외국인의 순매도가 최근 주가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특검의 구속영장 청구가 삼성전자와 국내 주식시장의 펀더멘털과 투자심리를 훼손할지 좀 더 시간을 갖고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전히 높다.
/서민우기자 ingaghi@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