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농단 사건의 핵심인물인 최순실 씨가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탄핵심판 사건 5차 변론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선실세’ 국정농단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61) 씨 딸 정유라(21) 씨의 승마 코치이자 비덱스포츠(이하 비덱) 크리스티안 캄플라데 대표는 “최 씨를 5분만 만나게 해달라. 솔직히 그녀를 없애 버리고(kill) 싶을 정도로 밉다”며 분노했다.
캄플라데 대표는 2015년 11월부터 비덱 대표를 맡아, 지난해 10월 최 씨 모녀에게서 주식 100%를 인수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캄플라데 대표가 최 씨의 회사를 대신 맡아 독일에 은닉한 자금을 관리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캄플라데 대표는 “내 아내는 신문을 읽을 때마다 ‘썩었네 썩었어’ 이렇게 조롱한다”며 “내 자랑스러웠던 30년 승마 인생이 한 순간에 망가졌다”고 최 씨에 대한 원망을 토로했다.
캄플라데 대표는 “비덱의 주거래 은행도, 변호사도 모두 독일 은행과 독일 변호사로 바꿨다. 30일 후면 여기 전화번호를 모두 바꿀 것이다”며 “그만큼 지우고 싶은 기억”이라고 이같이 말했다.
캄플라데 대표는 “삼성의 후원금이 끊기면서 비덱이 독일에서 세금을 내지 못해 국세청에 비덱 타우누스 호텔을 팔아 세금을 내겠다고 납부 연기를 신청했다”면서도 “만약 이 제안이 거절되면 당장 파산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납부 연기가 받아들여지면 자산을 팔아 세금을 낸 뒤 청산 작업에 들어갈 것”이라며 “남은 비덱의 미래는 아무것도 없다”고 덧붙였다.
이는 납부 연기가 안 되면 파산이고, 납부 연기가 돼도 청산이라는 뜻이다.
캄플라데 대표가 최 씨 모녀를 처음 만난 것은 2015년 8월 비블리스 승마장이라며 “최 씨가 먼저 승마 코치를 제안했고, 유라가 말을 타는 모습을 본 뒤 잠재력이 있다고 판단해 맡기로 했다”고 말했다. 캄플라데 대표는 “(정 씨는) 파워는 없지만 상당히 느낌(feeling)이 좋았다”며 “훈련보다 무대에 가면 더 잘하는 스타일”이라고 정 씨의 승마 실력을 평가했다.
그는 2015년 11월부터 최 씨에게서 비덱 대표를 맡아 달라는 제안을 받았고 “1주일에 한 번만 대표 일을 하기로 해, 월급 1,500유로(약 189만원)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후 그의 주요 업무는 비덱 대표가 아니라 정유라의 승마 코치였다. 그러던 중 정 씨가 갑자기 지난해 8월 덴마크 올보르로 가겠다고 통보했고, 캄플라데 대표는 어쩔 수 없이 이를 받아들인 후 정 씨의 덴마크 집세와 생활비를 대줬다.
수십억원에 달하는 정 씨의 말과 관련해 “삼성이 비타나 라우징 살바토르 등 고가 말을 비덱을 거치지 않고 사서 정 씨에게 빌려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최 씨 모녀가 말을 가졌다는 이야기를 들어 본 적이 없다. 모든 말은 삼성 이름으로 샀고 문제가 되자 삼성이 모두 헬그스트란에 판 걸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캄플라데 대표는 삼성과 승마 선수 6명을 지원하기로 계약을 맺었으나 정 씨만 지원한 데 대해 “다른 선수를 지원하기 위해 준비를 마쳤으나 최 씨가 모든 걸 취소했다”며 “그녀는 빅보스였고 난 어쩔 도리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세영인턴기자 sylee230@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