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쿠스 슈텐츠 “뛰어난 역량 서울시향, 국제명성 제고·안정화 힘쓸 것”

서울시향 첫 도입 ‘수석객원지휘자’ 선임-“2015년 협연 당시 오케스트라에 헌신하려는 단원 노력 느껴”
20·21일 ‘낭만주의 시대의 혁명가들’로 첫 무대-스트라빈스키의 ‘장송적 노래’ 아시아 초연

마르쿠스 슈텐츠 서울시향 수석객원지휘자가 오는 20~21일 열리는 취임 후 첫 공연을 앞두고 리허설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서울시향
“오케스트라에 헌신하려는 단원들과 함께하게 돼 정말 기쁩니다.”

세계적인 지휘자 마르쿠스 슈텐츠(52·사진)가 서울시립교향악단과 ‘한 배’를 타기까지 고민은 길지 않았다. 지난 2015년 서울시향과 말러 교향곡 1번 협연으로 호흡을 맞춰본 그에게 당시 경험은 “매우 행복했던 한 주”로 남아 있다. “음악에 대한 이해가 깊고 역량이 뛰어난 연주자와 함께할 수 있다는 생각에 결정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슈텐츠는 오는 20~21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낭만주의 시대의 혁명가들’을 통해 서울시향 수석객원지휘자로 첫 무대에 오른다.

슈텐츠는 17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서울시향과의 협연 경험이 (제안을 수락할) 확신의 계기가 됐다”며 “오케스트라의 안정화와 국제적인 명성 제고 등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앞서 서울시향은 안정적인 지휘자 체계와 악단의 역량 강화, 레퍼토리 확장 등을 이유로 수석객원지휘자 제도를 만들고, 스위스 출신의 유타 심포니 음악감독 티에리 피셔(60)와 독일 출신의 네덜란드 라디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상임지휘자 마르쿠스 슈텐츠를 선임했다.


마르수크 슈텐츠 서울시향 수석객원지휘자가 17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오케스트라 운영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서울시향
2003년부터 12년간 쾰른 귀르체니히 오케스르타 수석지휘자로 활동하며 이 악단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견인한 슈텐츠는 뮌헨 필하모닉·베를린 필하모닉·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취리히 톤할레 오케스트라·LA필하모닉·보스톤 심포니 등 세계 유수의 악단도 객원 지휘하며 주목받아왔다.

슈텐츠는 “2015년 협연 당시 훌륭한 연주가 인상 깊었다”고 서울시향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임기 3년간 서울시향과 장기적인 협력 관계를 이어나갈 그는 정명훈 전 예술감독과 박현정 전 대표의 갈등으로 빚어진 일련의 사태에 대해 “세부적으로 상황을 보려 하지 않고 그저 오케스트라와의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했다”며 “정명훈 전 예술감독과의 작업을 통해 이미 증명된 서울시향의 명성을 어떻게 하면 더 유연하고 국제적으로 가져갈지를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단원 개개인이 연주하는 데 있어 필요한 모든 것을 섹션 별로 갖추고 있다”는 평가와 함께 “이 같은 역량이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하는 게 내가 할 일”이라는 점도 못 박았다.

마르쿠스 슈텐츠 서울시향 수석객원지휘자는 지난 2015년 서울시향과 말러 교향곡 1번 협연으로 호흡을 맞춘 바 있다./사진=서울시향
오는 20~21일 공연에서는 웅장함이 돋보이는 슈만 교향곡 2번을 메인 프로그램으로 지휘한다. 슈텐츠는 “슈만 교향곡 2번은 생각의 자유로움을 담고 있는 곡”이라며 “다양한 색채를 지닌 이 곡을 통해 앞으로 오케스트라를 어떻게 조율해나갈지에 대한 점도 고민할 계획”이라고 선곡 이유를 밝혔다. 이번 공연에서는 분실 뒤 한 세기 만에 발견된 스트라빈스키의 ‘장송적 노래’도 아시아 초연된다. 스트라빈스키가 스승인 니콜라이 림스키코르사코프의 사망 후 헌정한 12분 길이의 관현악곡으로, 러시아 혁명 중 악보가 분실되었다가 2015년 가을 100년 만에 러시아에서 발견됐다. 슈텐츠는 “이 곡이 러시아 밖에서 연주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더 뜻깊다”며 “곡 자체 길이는 짧지만 젊은 스트라빈스키의 상상력 담긴 곡이라 나도 매우 기대된다”고 소감을 전했다. 1월 공연이 끝나면 6월 브루크너 대작 교향곡 7번을 지휘하며 브루크너 스페셜리스트로서의 면모를 발휘한다.

/송주희기자 ssong@sedaily.com 사진=서울시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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