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서울경제신문과 법무법인 율촌 공동 주최로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섬유센터 12층에서 열린 아시아 미래 핀테크 포럼에서 주제발표에 나선 벤 해먼드 영국 로펌 애셔스트 파트너 변호사와 참석자들이 질문을 주고받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이호재기자
벤 해먼드 영국 로펌 애셔스트 파트너 변호사는 17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섬유센터 12층에서 법무법인 율촌과 서울경제신문의 공동 주최로 열린 ‘아시아 미래 핀테크 포럼’ 주제 발표에서 핀테크 혁신을 촉진하기 위한 영국 금융감독청(Financial Conduct Athority)의 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소개하며 “영국뿐 아니라 싱가포르와 홍콩 등도 규제 샌드박스를 이용하는 것을 보면 핀테크 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샌드박스가 필요함을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벤 해먼드 영국 로펌 애셔스트 파트너 변호사
규제 샌드박스는 영국에서 핀테크 중심의 금융 기능 강화를 위해 최초로 도입했다. 신생 스타트업뿐만 아니라 HSBC·로이즈뱅킹그룹 등 대형 금융기관도 포함한 18개 시범 사업이 선정돼 현재 진행 중이다. 또 최근에는 일본 정부도 빅데이터 분석, 인공지능(AI) 분야에 규제 샌드박스 도입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도 지난해 3월 금융위원회가 규제 샌드박스를 올해 내 도입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으나 현재까지 지연되고 있는 형편이다. 해먼드 변호사는 규제가 없는 상태에서 일어날 수 있는 금융 혁신을 설명하기 위해 영국의 첫 신용카드인 ‘바클레이카드(Barclaycard)’ 사례를 들었다. 1966년 바클레이카드가 출시됐을 때는 신용카드와 관련한 어떠한 법률과 규제가 없었다. 이후 6년이 지나고야 관련 규제가 만들어졌고 그동안 빠르게 공급된 신용카드는 일상생활에 단단히 뿌리내릴 수 있었다.
다만 규제 샌드박스 내에서는 핀테크 서비스를 현행 법에 맞춰 변형하려는 노력이 덜할 수 있으며 또 글로벌한 서비스의 경우 국제적인 협업이 어렵다는 한계도 있다고 밝혔다.
이날 포럼에서 정유신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 겸 핀테크지원센터장은 단기간에 글로벌 선두권 시장으로 급부상한 중국 핀테크 산업의 현황과 전망에 대해 소개했다.
정유신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 겸 핀테크지원센터장
그는 중국의 눈부신 핀테크 산업 성장이 대형 민간 정보기술(IT) 업체들이 낙후된 금융산업 혁신을 주도하는 가운데 정부가 ‘선 허용, 후 보완’ 기조로 혁신을 북돋운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정 교수는 “중국은 선허용 후보완 정책으로 핀테크가 급성장해 현재는 거래액 규모가 미국에 이어 전 세계 두 번째”라며 “중국이 그랬듯 금융업에 머물러 있는 전 세계 핀테크 업체들이 앞으로 는 의료·여행·교육 등 다양한 영역으로 발전해나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과 달리 알리바바 등 대형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주도해 지급결제 등 실물과 금융을 연결해가며 핀테크 사업을 벌이고 있다 보니 파괴력이 상당하다는 설명이다. 다만 중국도 P2P 대출 부실 등 여러 이슈가 생겨나면서 지난해부터 규제를 시작했다고 정 교수는 전했다.
앞으로 본격화될 중국 업체의 한국 진출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는 조언도 덧붙였다. 정 교수는 “중국 핀테크 업체들은 내수 시장에서의 성장은 이제 어느 정도 달성했기 때문에 이제 본격적으로 해외로 뻗어나가기 시작할 것”이라며 “한국에 와서 대출 사업을 벌이겠다고 하면 손잡으려는 업체들이 아주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조권형·이주원기자 buzz@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