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선거 공약으로 5,000억달러 규모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단행할 것이라고 밝힌 이후 LS전선과 대한전선 등 국내 전선업계의 미국 수출 확대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대규모 인프라 투자 공약으로 노후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미국 내 송전 케이블이 거론되면서 주 원료인 국제 동 가격도 상승세로 돌아서는 등 송전 케이블 교체 수혜 기대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국제 동 가격은 지난해10월 톤당 4,732달러 수준에서 11월 5,443달러, 12월 5,666달러, 1월(16일 기준) 5,857달러까지 상승했다. 1월 가격은 전년 같은 기간(4,865달러)과 비교할 때 톤당 1,000달러 가까이 올랐다.
이처럼 국제 동 가격이 상승세를 타는 것은 트럼프 당선인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 공약으로 노후 송전 케이블이 거론되면서 송전 케이블의 주요 원료인 동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국제 동 평균 가격은 지난 2011년 톤당 8,820달러를 기록한 이후 전 세계적인 경기 둔화로 꾸준한 하락세를 보였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제 동 가격이 최근 3~4달 동안 상승세를 이어가는 것은 송전 케이블의 주원료인 동 수요 증가 기대감 이외에 특별한 재료가 없다”며 “트럼프 당선인이 송전 케이블이라고 구체적으로 지명하지 않았지만, 미국에는 사용 연한을 넘긴 송전 케이블이 많아 인프라 투자 공약이 송전 케이블 공약으로 해석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전선업계 역시 미국 내 송전 케이블 교체로 인한 특수 기대감을 숨기지 않고 있다. 통상 송전 케이블의 평균 사용 연한은 30~40년인 가운데 미국의 경우 1960~1970년대에 구축된 주요 송전망이 노후화되면서 교체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선 업계의 한 관계자는 “트럼프 당선인이 공약을 그대로 지킨다면 인프라 투자에 송전 케이블 교체 사업이 빠질 수 없을 것”이라며 “송전 케이블 교체가 결정되면 국내 업체가 교체 수요의 상당 부분을 수출하면서 실적 증가세를 보일 것”이라고 귀띔했다.
실제 LS전선의 경우 지난 2006년 국내 업체로는 최초로 미국에 345kV(34만5,000V)급 전력(지중) 케이블을 수출한 후 미국 345kV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대한전선 역시 지난해 미국에서 총 1억2,000만 달러 규모의 송전 케이블을 수주했다. 특히 지난 2014년에는 북미 최초로 500kV 초고압케이블을 수주하고 지난해 12월 시공과 상업운전까지 모두 마쳤다. /김상용기자 kimi@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