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2월 관측된 활 모양의 대기 현상이 길게 뻗어 있다. 일본의 아카츠키 탐사선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이것이 바로 중력파라고 생각하고 있다. /사진=뉴욕타임스
일본의 아카츠키(새벽) 우주 탐사선이 지난 2015년 12월 금성 궤도에 진입해서, 관측 기구를 켜자마자 거의 동시에 활모양으로 생긴 대기현상을 발견했다. 거의 남극에서 북극까지 6,000마일(9,654km)을 뻗어 있는 대기 현상으로 옆 웃음처럼 보였다. 시속 250마일(시속 402㎞)로 강하게 부는 금성의 바람 속에서도, 4일에 한 번씩 구름이 금성을 한 바퀴씩 도는 가운데서도, 거대한 옆 웃음은 움직이지 않았다. 거의 4일 동안 움직이지 않았다. 하지만 아카츠키 우주탐사선의 궤도가 커다란 고리 모양이어서 이후 거의 한 달 동안 더 이상 관측을 진행할 수 없었다. 우주탐사선이 다시 같은 지역을 볼 수 있게 됐을 땐, 웃음 모양은 사라졌다. 지난해 3월과 4월에 잠시 동안 희미한 기미가 관측됐을 뿐, 웃음 모양은 다시 나타나지 않았다.
17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과학저널인 네이처 지구과학에 지난 16일(현지시간) 발표된 논문에서, 이번 미션에 참여한 과학자들은 그들의 발견을 세밀하게 묘사했으며, 바로 중력파(gravity wave)였다고 밝혔다. 중력파란 중력의 작용에 의하여 유체의 표면에 생기는 파동이다. 바닥의 지형으로 인해 위쪽으로 퍼져나가는 바람이 방해 받아 발생하는 현상을 말한다.
활처럼 생긴 웃음 모양은 아프로디테 테라라고 불리는 지형 위에 펼쳐졌다. 아프로디테 테라는 아프리카 대륙 크기 만한 고지대로 주변 지역보다 3마일(4.8㎞) 정도 높다. 유럽우주기구(ESA)의 우주탐사선 비너스 익스프레스에서 일하는 과학자들은 대기에서 비슷한 방해 흐름을 관측했다고 밝혔다. 새로운 논문의 저자는 이 같은 생각을 뒷받침하는 많은 시뮬레이션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그것들이 어떻게 중력파가 만들어지는지와 연결되며, 낮은 대기층을 어떻게 뚫고 위로 퍼져나가는지를 설명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지난 2015년 12월 이후 두드러진 웃음 모양이 관측되지 않는지도 알 수 없다.
과학자들은 아직도 아카츠키 탐사선을 보낸 가장 큰 이유, 금성에서 바람이 왜 그렇게 거세게 부는지도 알지 못한다. /문병도기자 d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