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청이 올해 소상공인을 비롯해 벤처·창업기업, 중소·중견기업 등 사업 규모별 중소기업들을 수출 주역으로 집중 육성한다. 이를 통해 올 한해 중소·중견 기업들의 수출액을 2,500억달러까지 끌어올리고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의 50% 이상을 중소기업이 달성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또 창업 분야에서는 벤처 펀드를 3조5,000억원 규모까지 키워 투자를 받아 창업에 나설 수 있는 환경도 적극 조성할 예정이다.

주영섭 중소기업청장은 17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올해 주요 업무 계획을 발표하면서 “코트라와 중소기업진흥공단, 수출입은행 등 수출 유관기관과 중소기업의 수출 지원을 위한 총력지원 체계를 구축하겠다”며 “수출 확대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중기청이 이처럼 국내 중소기업의 수출 지원에 나서는 것은 세계 각국의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내수 부진, 일자리 감소 등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우리 중소·중견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키워 수출을 늘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주 청장은 “지난 1년간 중소기업이 우리 경제의 중심이라는 인식을 퍼뜨리기 위해 씨뿌리기식 지원 정책을 해왔다면 앞으로는 성과 창출을 중심으로 경쟁력 있는 중소기업을 집중 육성하는 데 앞장서겠다”며 “중소·중견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 세계화를 가속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기여하겠다”라고 말했다.


중기청은 중소·중견기업의 수출 확대를 위해 수출 초보기업의 역량 강화와 수출 선도기업의 성과 창출 확대를 중심으로 한 ‘투 트랙’ 육성 전략을 제시했다. 수출 초보기업에는 연구·개발(R&D) 비용을 지원해 수출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성장 사다리를 만들어주고 월드클래스 300기업과 글로벌 강소기업 후보군 5,400개를 발굴해 ‘한국형 히든챔피언’으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또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이 전통시장에서 구매를 늘릴 수 있도록 전통시장을 ‘인바운드 수출거점’으로 키우고 소상공인들의 네트워크를 활성화해 해외진출도 지원할 계획이다. 보호무역주의에 대응하기 위해 현재 이란에만 설치된 중소기업교류센터도 아세안 국가와 중남미, 인도까지 8개로 늘리기로 했다.

중기청은 수출 지원 외에 벤처도 적극 육성한다는 복안이다. 벤처펀드를 3조5,000억원 규모로 키우고 실제 투자금액을 2조3,000억원까지 늘려 융자가 아닌 투자 중심의 창업생태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벤처확인제도 등을 대폭 개편한 벤처 특별법 개정에 나서고 기술 창업자 6,500명을 양성해 스타트업과 벤처기업의 성장을 지원할 예정이다.

중기청은 이 밖에도 올해 적합업종 지정이 해제되는 품목을 중심으로 지원 방안을 마련하고 정부에 납품하는 중소기업 제품에 졸업제도를 시행해 조달시장에만 안주하는 역기능을 해소하기로 했다.

주 청장은 이와 관련, “올해는 우리 경제구조를 대기업 중심에서 일자리 창출의 주역인 중소·중견기업 중심으로 전환하는 해로 만들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한편 주 청장은 이 자리에서 최근 정치권에서 등장하는 중소기업부 승격 필요성에 대해 공감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전 세계 중소기업 정책을 살펴보면 4차 산업 혁명과 저성장 시대에 맞춰 중소기업 정책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며 “중소기업부 신설, 대통령 직속 위원회 등 어떤 조직 개편이든 중소기업 정책을 강화하는 방향이라면 100% 공감한다”고 찬성했다. /강광우기자 press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