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 브렉시트란 영국이 유럽연합(EU)을 탈퇴하는 것에 이어 EU 단일시장과 관세동맹에서도 떠나는 것을 뜻한다.
17일 메이 총리는 런던 랭커스터 하우스에서 진행된 브렉시트 중대 연설에서 “우리는 EU와 새롭고 동등한 파트너십을 추구할 것”이라며 “반쪽은 머물고 반쪽은 떠나는 일은 없다”고 말했다.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더라도 영국이 EU 단일 시장 지위는 포기하지 않을 것이란 시장 기대에 명확히 선을 그었다.
이에 글로벌 금융시장은 하락했다. 범유럽지수인 스톡스600지수는 전날보다 0.15% 하락했으며, 영국 FTSE 지수는 1.46% 떨어졌다. 독일 DAX지수는 0.13%, 프랑스 CAC지수는 0.46% 떨어졌다. 뉴욕 증시도 하드 브렉시트와 트럼프 정책에 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다우지수는 0.30%, 나스닥지수는 0.63% 내려갔다.
18일 국내 증권가에서는 “하드 브렉시트는 이미 기정사실화된 사안이었다”며 과도한 우려를 경계하면서도 하드 브렉시트 선언으로 인해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신환종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유럽 2위 경제대국인 영국의 탈퇴로 EU의 정치·경제적 경쟁력이 약화가 예고된 가운데, 유럽연합 내부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테러와 난민유입 등 자유로운 인력의 이동을 가로막는 심각한 이슈들이 전례없이 부각되고 있다”며 “그 외 유럽연합 회원국들도 상황에 따라 연쇄적으로 탈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졌다”고 전했다.
이어 “메이 총리는 3월경부터 협상을 시작하겠다고 말했지만, EU 주요국들은 아직 준비를 하지 못한 채 주요 선거를 앞두고 있어 EU 탈퇴 협상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올해 유럽은 이러한 이슈가 복잡하게 뒤얽히면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경제를 짓누르는 상황이 계속되는 가운데 주요국 선거 등의 이벤트의 결과에 따라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하드 브렉시트가 당장 현실화하는 사안은 아닌 만큼,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할 없다는 것.
소재용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주어진 2년의 시간 동안 구체적인 탈퇴 과정을 설정하고 유럽 국가들과의 관세 등을 다시 체결하는 지루한 과정이 남았다”며 “EU 탈퇴로 인한 경제적인 손실과 파운드화 가치 산정에 대한 불확실성은 따르겠지만, 일단 영국 은행의 부도위험 안정 등을 감안할 경우 시스템 리스크로 비화될 이슈는 아니다”고 주장했다.
다만 그는 “하드 브렉시트가 향후 프랑스 및 독일 선거에 미칠 정치적 파장은 주시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장주영기자 jjy0331@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