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명이 함께 생활하는 A타입.
지하철 3호선 원흥역 4번 출구로 나와 약 5분 정도 걸어가니 마무리 작업이 한창인 3동짜리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도보 3분 거리에는 서울 구파발과 일산을 잇는 고양대로를 타고 화전역을 비롯해 신촌·광화문 등을 다니는 버스 노선이 많다. 주변은 풋살 경기장 등을 갖춘 체육시설 ‘훼릭스’와 나지막한 산들로 둘러싸여 공기도 쾌적했다.한국장학재단 1호 대학생 연합생활관 외부전경.
☞ 시설 수준은2m 매트리스·개별 책상·화장실
공기청정기에 맞춤 냉난방까지
기본 2인1실·장애우·게스트룸도
사용료는 대학가 원룸 월세의 ¼
분양을 앞둔 아파트 같지만 사실은 대학생 기숙사다. 한국장학재단이 전국은행연합회 회원사들이 기부한 326억원으로 건설한 ‘대학생 연합생활관’이다. 재단이 직접 세운 기숙사는 처음으로 오는 2월24일부터 입주가 시작되고 정식 개관일은 3월1일이다.
이 기숙사는 총 991명(남자 494명·여자 497명·장애우 5명)을 수용할 수 있다. 방 타입은 4종류이며 가구와 공조 시스템 등을 모두 갖춰 비즈니스호텔로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2인실 A타입이 가장 많은 형태로 한 방에 2벌의 침대와 책상이 마주 보고 있는 형태로 샤워실과 화장실을 갖추고 있다. 2인실 B타입은 A타입의 방 2개와 거실로 구성돼 총 4명이 사용한다. 장애우실은 1인 1실로 화장실에 각종 안전장치가 갖춰져 있다. 게스트룸은 가족 등이 방문해 학생과 지낼 수 있는 곳으로 유일하게 취사시설이 있는 방이다. 학생들에게 따뜻한 밥 한 끼를 먹이고 싶은 부모의 마음을 배려한 것이다. 각 방에는 길이 2m짜리 매트리스, 개인별 책상과 책장, 수납공간, 화장실이 갖춰져 있다. 모든 방에 공기청정 시스템이 설치돼 있고 냉난방은 중앙·개별공조를 겸해 학생들이 원하는 온도로 맞출 수 있다. 특히 벽지와 블라인드까지 모두 방염 처리된 자재를 사용해 화재사고에 대비했다.
무엇보다 큰 매력은 저렴한 사용료다. 보증금은 불과 15만원에 불과하며 이마저도 퇴실할 때 돌려준다. 한 달 사용료는 15만원이고 전기·수도·인터넷 등 관리비와 이용료는 아예 없다. 매달 15만원만 내면 호텔 같은 기숙사 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주요 대학 주변의 원룸 월세가 40만~60만원가량인 것을 고려하면 4분의1 수준에 불과한 셈이다.
지역주민들이 사용할 수 있는 어린이도서관.
☞ 교통 환경은3호선 원흥역까지 도보로 5분
신촌·광화문 등 버스노선 많아
학생들을 위한 편의시설도 다양하다. 1층에는 동시에 250명이 사용할 수 있는 대규모 식당이 들어섰다. 하루 세 끼가 제공되며 가격은 3,000원대로 책정할 예정이다. 각 층마다 휴게실이 있고 동아리방도 다수 마련돼 있다. 지하에는 체력단련실, 편의점, 세탁실·세탁소, 셀프키친 등 각종 편의시설이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셀프키친은 학생들이 요리하고 TV를 보고 탁구를 즐기며 쉴 수 있는 공간이다. 이외에도 어린이도서관·일반도서관·시청각실 등을 갖추고 있으며 어디서든 무선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
학생 친화적인 디테일로 무장한 시설을 갖출 수 있던 것은 한국장학재단의 숨은 노력 덕분이다. 재단의 기숙사 건설 실무팀은 지난 2012년부터 전국의 기숙사 100여곳을 직접 둘러보며 장단점과 학생들의 요구를 파악했다. 안양옥 이사장도 직접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면서 세심한 부분까지 지휘했다.
채해동 한국장학재단 기숙사사업팀장은 “저렴하게 생활하면서 여러 대학에서 다양한 전공을 공부하는 학생들과 인적 네트워크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라며 “인근 주민들도 어린이도서관·세탁소·편의점 등 기숙사 시설을 이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일자리도 창출해 지역사회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형기자 kmh204@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