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준 대덕자산운용 이사
주중에는 투자은행(IB) 업무를 하고 주말에는 사회운동가로 변신하는 여의도의 괴짜 펀드매니저가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신생 헤지펀드 이퀄자산운용의 이경준(35·사진) 자산운용본부 이사. 이 이사는 “흙수저이다 보니 사회를 변화시키고 싶은 마음이 컸다”며 “사회활동을 하면 삶의 동기부여가 된다”고 전했다. 그는 20대까지 연예 기획사 사원, 게임회사 인턴, 텔레마케터, 자동차 정비공 등 안 해본 일이 없었다. 자격증만 17개나 가지고 있다. 지금은 케이프투자증권으로 바뀐 LIG투자증권 공채 1기로 입사한 후 IB 업무로 여의도 증권가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다양한 이력만큼이나 사회나 정치 문제에 관심이 많다. 특히 일본 문제는 어릴 때부터 문제 의식을 가지고 있었다. 26세 대학 시절이었던 2007년 독도로 호적까지 옮겼다. 또 틈날 때마다 일본행 비행기를 탄다. 여행 가방에는 옷가지나 여행용품 대신 독도 관련 유인물을 가득 담았다. 이 이사는 “2014년 4월에 첫 번째로 일본 도쿄에서 독도 문제에 대한 1인 시위를 했다”며 “메이지신궁 앞에서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유인물을 나눠줬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에도 오사카에 지하철역을 돌며 위안부 할머니들의 실태를 알리는 유인물을 뿌리기도 했다.
‘외교’ 문제뿐 아니라 ‘내치’에서도 행동파다. 2007년 태안반도 기름 유출 사고 당시 때 그는 대학 총학생회장이었다. 총장과 교수진, 학생들을 설득해 태안반도 기름 제거 봉사활동에 참여하기도 했다. 18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문국현 전 의원이 주도한 창조한국당 비례대표(6번) 공천제의를 받기도 했다. 그때가 25세였다.
맹렬한 사회활동을 한다고 해서 본업을 소홀히 하지도 않는다. 그는 사회참여운동이 오히려 펀드매니저 업무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바로 전 직장인 JP에셋자산운용에서 운용 펀드 수익률은 연 환산 51%를 기록했다. 그는 올해 초 이퀄자산운용 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주중에는 여의도에 있지만 주말에는 최근 촛불시위를 위해 광화문을 가거나 봉사활동을 간다”며 “이러한 사회활동이 펀드매니저 일을 하는 데도 힘이 된다”고 말했다.
/박호현기자 greenligh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