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병(가운데) 신한금융그룹 회장 내정자가 20일 서울 중구 태평로 신한금융지주 본사에서 열린 임시 이사회에서 회장 후보로 확정된 직후 기자들을 만나 소감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내정자의 첫 공식 일성은 ‘창의적이고 개방적인 신한’이었다. 조 내정자는 20일 서울 중구 신한금융 본사에서 열린 이사회에서 차기 회장 내정자로 확정된 직후 기자들을 만나 “신한의 힘은 전략을 마련하면 일관성을 갖고 여러분들이 주신 말씀을 더해 유연성을 가미해나가는 강한 추진력”이라며 “로마가 1,000년 동안 유지할 수 있었던 게 개방성과 수용성, 도전, 혁신 덕분인 만큼 (신한금융에서도) 이런 것들을 어떻게 발휘할지 고민하고 프로세스를 만들겠다”고 말했다.지난 19일 열린 회장추천위원회에서 회장 후보로 단독추천된 데 이어 이날 이사회에서 내정자 지위를 얻은 그는 오는 3월 신한금융 정기 주주총회에서 회장으로 선임되면 ‘포스트 한동우’로서 앞으로 3년간 신한금융의 큰 그림을 그리게 된다. 한 회장이 지난 6년 동안 신한 사태로 상처 난 조직을 재정비하는 등 성장의 큰 틀을 잡았다면 한 회장으로부터 바통을 이어받는 조 내정자는 한 회장이 마련한 반석 위에 신한 문화를 정교화하는 작업에 주력해야 한다.
이어 조 내정자는 “다른 금융사도 그렇고 성장을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내외 경제적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국내 리딩 금융그룹을 이끌게 된 그는 “어떻게 성장해야 할지 생각하면 답답한 상황”이라며 “여러 가지 국내외 환경이 불확실하고 어떻게 먹을거리를 찾아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차기 신한은행장 등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인선에 대해서는 “아직 신한은행장 신분이고 지주사 이사들이 있어 현명하게 판단할 것으로 믿는다”며 “은행장으로 해결해야 할 현안들이 많아 아직 생각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전날 회추위 면접에서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이 조 내정자를 지지하겠다며 사퇴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서는 “저도 (사전에) 몰랐다”며 “이야기를 듣고 당황했다”고 말했다
한편 신한금융은 다음달 중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를 열고 신한은행장을 포함해 신한금융투자·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등 3월로 임기가 끝나는 계열사들의 인사를 단행한다. 자경위에는 여전히 한 회장이 참석하지만 한 회장은 새로운 계열사 인사가 새 회장과 함께 일할 사람인 점을 고려해 조 내정자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용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차기 행장 후보로는 위 사장을 비롯해 김형진 신한지주 부사장, 임영진 신한금융 부사장, 민정기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 등이 꼽히고 있다.
/김보리기자 bori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