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희 전 총장 짙어진 청문회 위증 혐의…무조건 징역살이?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의 위증 혐의가 더 짙어졌다. 이한선 전 미르재단 상임이사가 “최 전 총장과 최순실씨가 요리학교 설립과 관련해 만난 적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20일 진술했기 때문이다. /연합뉴스


최경희(55) 전 이화여대 총장의 위증 혐의가 짙어지면서 형량이 더 무거워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한선(48) 전 미르재단 상임이사가 ‘비선실세’ 최순실씨(61)와 최 전 총장이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 등과 함께 만났다고 20일 진술했기 때문이다.

이 전 이사는 이날 열린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의 최씨와 안종범(58)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에 대한 5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요리학교 설립과 관련해 최 전 총장과 최씨가 만난 적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이는 최순실씨와 교수-학부모 관계일 뿐이라는 취지로 진술했던 최 전 총장의 국회 청문회 발언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최 전 총장은 지난달 15일 국회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특위 4차 청문회에 출석해 “최순실씨를 정유라의 학부모로 알고 2번 정도 만났다”, “정유라씨의 입학, 학사 특혜를 지시한 적이 없다”고 증언한 바 있다. 따라서 이 전 이사의 증언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최 전 총장은 위증 혐의도 함께 받게 된다.

국회 청문회에서의 위증죄는 법정에서의 위증죄보다 형량이 무겁다.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이 법에 의하여 선서한 증인 또는 감정인이 허위의 진술(서면 답변을 포함한다)이나 감정을 한 때에는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명시돼 있다. 청문회 위증은 벌금형 없이 징역형뿐이다. 형법 제152조에 법원 등에서 위증한 이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내용과 비교했을 때 형량이 더 높은 것이다.

미르재단은 지난해 10월 프랑스 명문 요리학교 ‘에꼴 페랑디(Ecole Ferrandi)’측과 국내에 분교를 세우는 ‘페랑디-미르’사업을 추진하고 있었다. 최씨는 한식 과정을 개설하려고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이사는 “규격에 맞는 공간이 없어 요리학교를 세우지 못했다”며 이 외에도 ‘빈민국 아동을 위한 영양식 개발 사업’을 이대 측과 긴밀하게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 전 이사는 1~2개월 안에 영양식을 개발하라는 최씨의 지시를 받고 이대 측에 운영을 맡겼다고도 덧붙였다.

앞서 특검은 국조특위에 청문회 위증 혐의로 조윤선 문체부 장관,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 등을 고발 요청했다. 국조특위가 나서서 특검에 위증 혐의 등으로 수사를 의뢰한 인물은 김기춘 전 실장, 우병우 전 대통령비서실 민정수석 등이다.

/김나영기자 iluvny2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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