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눈길을 끄는 2등은 AS로마. 유벤투스의 리그 ‘독재’를 깨뜨릴 기세다. 유벤투스는 2011-2012시즌부터 5시즌 연속 세리에A 정상을 지켰다. 그러나 올 시즌은 우승을 장담 못한다. 20일(이하 한국시간) 현재 승점 45(15승4패)로 로마(14승2무4패)에 1점 차로 쫓기고 있다. 로마보다 한 경기를 덜 치르기는 했지만 숨을 고를 여유는 없다.
로마는 20일(한국시간) 코파이탈리아(이탈리아컵) 16강에서 삼프도리아를 4대0으로 완파했다. 정규리그 3연승 뒤 컵대회에서도 소나기골을 터뜨린 것이다. 라자 나잉골란이 2골, 에딘 제코와 스테판 엘샤라위가 1골씩을 넣었다. 화끈해진 로마의 중심에는 ‘보스니아 폭격기’의 모습을 되찾은 공격수 제코가 있다. 잉글랜드 맨체스터 시티에서 쫓겨나다시피 로마로 이적한 그는 한 시즌 적응기를 거쳐 제2 전성기를 열어젖혔다. 리그 20경기에 모두 출전해 13골(2도움)로 곤살로 이과인(유벤투스)과 함께 득점 공동 3위다. 선두와 2골 차라 독일 분데스리가 시절이던 2010년 이후 7년 만의 유럽 빅리그 득점왕도 기대할 만하다. 컵대회와 유럽대항전 유로파리그를 포함한 시즌 전체 성적은 28경기 19골 3도움. AC밀란 특급유망주 출신 엘샤라위(리그 3골 1도움), 벨기에 대표팀 나잉골란(4골 1도움)과의 호흡도 찰떡같다. 로마의 다음 일정은 10위 칼리아리와의 23일 리그 경기다. 유벤투스의 상대는 4위 라치오라 1·2위가 뒤집힐 수도 있다. 로마는 2001년 이후 16년 만의 세리에A 우승을 노린다.
세비야는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의 양강체제를 무너뜨리고 있다. 한 경기를 덜 치른 레알 마드리드가 승점 40으로 1위, 그 뒤가 39점의 세비야다. 바르셀로나(38점)는 3위로 밀려났다. 세비야는 지난 16일 정규리그 홈경기에서 2대1로 레알의 덜미를 잡아 무패행진을 40경기에서 멈춰 세우기도 했다. 유럽대항전 챔피언스리그 16강에도 진출해있다. 지난 시즌 유로파리그 3연패를 이룬 뒤 주축선수들과 감독까지 떠나보냈는데도 세비야는 더 강해졌다. 호르헤 삼파올리 전 칠레 대표팀 감독의 변화무쌍한 전술이 리그를 강타하고 있다. 잉글랜드 첼시도 러브콜을 보냈던 인물이다. 수비형 미드필더 스티븐 은존지가 공수 핵심으로 팀을 떠받치는 가운데 비삼 벤예데르(8골)·루시아노 비에토(6골) 등 올 시즌 영입한 선수들도 제몫을 톡톡히 해주고 있다. 최근 입단하자마자 레알전에서 역전 결승골을 터뜨린 스테반 요베티치는 22일 오사수나전을 앞둔 세비야의 새로운 자신감이다. 세비야가 우승하면 프리메라리가에서는 최근 10년새 두 번째로 레알이나 바르셀로나가 아닌 챔피언이 탄생한다. 이 기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유일하게 2강을 깨고 우승(2014년)했다.
한달간의 휴식기를 마치고 후반기 리그를 이제 막 시작한 분데스리가는 ‘라이프치히판 동화’의 결말이 단연 관전포인트다. 2009년 5부리그 팀으로 창단, 올 시즌 처음 1부리그를 밟았으니 전반기 2위 성적만으로도 충분히 놀랍다. 라이프치히의 눈높이는 그러나 최강 바이에른 뮌헨에 향해있다. 승점 차는 불과 3점. 모기업 레드불의 막대한 자금력을 앞세워 젊고 유망한 선수들을 대거 거느린 덕에 지치지 않는 팀 컬러로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손흥민 소속팀 토트넘은 56년 만의 프리미어리그 제패에 도전하고 있다. 매 시즌 4위 언저리에 만족해야 했으나 올 시즌은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지난 시즌 득점왕 해리 케인은 올 시즌도 왕좌를 다투고 기대주 델리 알리는 간판으로 성장했다. 케인의 부상 공백을 훌륭하게 메웠던 손흥민의 공도 크다. 선두 첼시에 7점 차로 따라붙은 토트넘은 22일 오전 맨시티 원정경기를 치른다. 핵심 수비수 얀 페르통언의 부상 낙마 후 첫 경기라 우승 경쟁의 고비가 될 수 있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