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 같은 소년들이 돌아왔다. 만 8- 12세, 키 150 cm 이하, 변성기가 오지 않고, 탭댄스, 발레, 아크로바틱 등 춤에 재능이 있는 남자 어린이. 이 모든 것을 만족시키고 오디션을 통과해 8개월의 트레이닝을 거친 7명의 ‘빌리’ 와 9명의 ‘마이클’ 후보들이 취재진 앞에 섰다.
20일 오전 약수동의 한 연습실에서 공개된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연출 사이먼 폴라드)’ 최종 오디션 현장은 소년들의 풋풋하고 뜨거운 에너지로 가득했다. 빌리 신드롬을 이끌 예비 스타로는 김현준, 성지환, 심현서, 이승민, 전민철, 천우진, 테일러 에릭이 도전했다. 마이클 역으론 뮤지컬 ‘모차르트’ 아역배우로 유명한 곽이안, 뮤지컬 ‘레미제라블’의 아역 이태경 등이 나섰다.
/사진=신시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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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빌리 엘리어트’는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역경에 맞서 싸우는 어린 소년의 유쾌하고 가슴 따뜻한 이야기를 담아낸 작품으로 지난 2010년, LG 아트센터에서 비 영어권 최초 공연으로 한국 초연되었다. 7년 만에 다시 한국 무대에서 만나게 될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는 엘튼 존 (Sir. Elton John)의 음악, 리 홀 (Lee Hall)의 대본과 가사, 피터 달링 (Peter Darling)의 안무, 스테판 달드리 (Stephen Daldry)의 연출로 공연되었던 오리지널 런던 공연의 레플리카(replica) 버전이다.
이번 공연의 제작을 맡은 박명성 신시컴퍼니 대표는 “빌리 엘리어트가 연극적 요소가 강한 작품이기 때문에 영국의 ‘워킹 타이틀’ 쪽에서도 연극과 뮤지컬을 넘나들면서 하고 있는 신시컴퍼니 쪽에서 해 줬으면 했다” 며 “막상 해보니 어려운 도전이었고 그만큼 어려운 작품이다”고 전했다.
오디션을 통과한 어린이들은 작년 4월부터 일주일 중 하루를 제외한 매일 6시간씩 체력 단련 및 아크로바틱, 현대무용, 필라테스, 발레 등 다양한 장르의 춤 그리고 노래를 배우는 ‘빌리 스쿨’ 시간을 거쳤다.
박명성 대표는 “처음에는 ‘과연 저 친구들이 빌리를 할 수 있을까’ 우려도 많이 했는데, 하루하루 능력이 발전해가는 것을 보면서 강한 감동을 느꼈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뮤지컬 전문배우를 육성해 무대에 세운다는 경영철학 그대로, 이번 공연을 통해 미래의 스타를 길러내겠다.”고 덧붙였다.
/사진=신시컴퍼니
/사진=신시컴퍼니
이날 아이들은 지난 8개월간 땀 흘리며 이뤄낸 발레와 탭 댄스, 스트릿 댄스, 노래 등의 실력을 선보였다. 전문 뮤지컬 배우의 능숙함 보다는 때묻지 않은 날 것 그대로 가능성을 탑재한 펄떡이는 새싹 배우들의 놀라운 모습은 절로 박수가 나오게 만들었다. 연출가 사이먼 폴라드는 “기술적으로 뛰어난 아이들이 아닌 무언가 반짝하는 ‘스파크’와 열정을 보여주는 친구들을 찾는 것에 중점을 뒀다”고 선발 기준을 설명했다.
연출가는 “작년 4월부터 노래와 연기, 춤을 다 할 수 있는 다재다능한 아이들을 찾아왔고, 최종 후보 16명은 세계 최고 수준의 ‘빌리’와 ‘마이클’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다미안 잭슨 해외 협력 안무가 역시 “지나치게 트레이닝 된 아이들보다는 발레를 ‘하고 싶다’는 욕구가 강한 이들을 원했다”고 말했다.
연출가 사이먼 폴라드 /사진=신시컴퍼니
박명성 신시컴퍼니 대표 /사진=신시컴퍼니
8개월의 시간을 예비 빌리, 마이클 그리고 그들의 가족들과 함께한 연출가는 “여러분들 한명 한명이 지난 시간동안 성장하는 걸 보며 감동 받았다” 며 “16명 아이들 모두가 주인공이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한명 한명 다 공연을 같이 하고 싶어요. 혹시나 출연하지 못하더라도 성공적 삶을 살 수 있을 것 같아요.”라며 누구 하나 소중하지 않은 아이가 없음을 전했다. 한편, 이날 최종 오디션을 마친 제작사 측은 한국의 ‘2대 빌리’와 ‘2대 마이클’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는 오는 11월 28일부터 내년 4월 29일까지 서울 신도림동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