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 상대는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양국 정상은 포스트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 시대의 미영 관계 새 판짜기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백악관은 21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27일 워싱턴DC에서 메이 총리와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이날 브리핑에서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양국 정상이 통상정책을 중심으로 협력관계에 대해 다양하게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정상회담은 당초 다음달로 예상됐지만 ‘되도록 일찍 만나는 것이 낫다’는 스티브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의 제안으로 앞당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메이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영국 언론에 “매우 솔직한” 논의가 될 것이라며 기대를 나타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과 메이 총리는 세 차례 전화통화에서 이른 시일에 만나기를 고대한다는 의사를 교환했다. 통화에서 트럼프는 과거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과 마거릿 대처 영국 총리 사이 같은 긴밀한 관계를 고대한다고 언급하며 두 나라의 특수관계를 유지하자는 뜻도 내비쳤다. 특히 지난해 세계를 뒤흔든 고립주의의 상징인 브렉시트를 두고 “위대한 결정”이라고 말하는 등 영국에 대한 우호적 태도를 유지해왔다.
이번 정상회담은 ‘미국 우선주의’를 천명한 트럼프 외교의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유럽연합(EU)이 아닌 미국·영국 간 새로운 통상 시스템 구축, 유럽의 안보질서에 대한 논의 과정에서 그의 입장이 제시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 ‘EU는 분열을 시작했다’고 말한 것에 대해 메이 총리가 곧바로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힌 부분은 두 정상의 ‘가치관 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31일로 예정된 두번째 정상회담 파트너도 관심사다. 트럼프 대통령이 국경 장벽을 쌓고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 재협상을 벼르는 멕시코의 엔리케 페냐 니에토 대통령이기 때문이다.
한편 당초 이달 중 양국 정상회담을 강력하게 희망했던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만남은 다음달 초에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역시 트럼프 대통령과의 조기 정상회담을 희망하고 있어 각국 정상들과의 만남 과정에서 트럼프 외교는 보다 구체적인 실체를 드러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수민기자 noenem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