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기업들의 절대다수는 확대 경영 방침을 고수해 위기를 정면돌파하려는 태도를 보였다. 응답기업의 절반 이상이 설비 투자 확대 의향을 나타냈다.
국내 주요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번 설문조사에서 응답 기업의 절반 이상(54.9%)은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이 2% 초반에 그쳐 지난해(2.7% 추정)보다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2.4~2.6% 사이에 머물 수 있다는 응답도 19.5%나 됐다. 2%대 후반을 유지할 것이라는 답변은 17.1%, 1%대 이하로 미끄러진다는 응답이 6.1%였다. 3%대 초·중반을 예상한 응답 기업은 각각 1.2%에 그쳤다.
기업들이 체감하는 경제 온도도 꽁꽁 얼어붙었다. 응답 기업들 가운데 올해 경기가 지난해보다 나쁠 것으로 대답한 곳은 53.7%나 차지했고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일 거라는 답변도 45.1%였다. 낙관적으로 올해 경제를 전망한 기업은 1.2%에 불과했다. 국내 경제가 본격적으로 회복하는 시점을 묻는 질문에는 내년 하반기(39.0%)를 꼽는 기업이 가장 많았으며 2019년께 가야 회복 기미가 보인다는 기업도 31.7%나 됐다. 내년 상반기(22.0%)라고 답한 기업들의 숫자가 뒤를 이었고 올해 하반기라고 답한 곳은 7.3%였다.
기업들은 2016년 경영 성과에 대해서는 36.3%가 예상한 수준을 넘지 않았다고 답했다. 여기에 예상에 다소 못 미쳤다는 응답이 30.0%로 기업들의 절반 이상은 지난해 정체된 양상을 보인 셈이다. ‘예상보다 다소 상회했다’는 응답은 22.5%를 차지했고 ‘예상보다 매우 나빴다’는 응답이 6.3%, ‘예상보다 훨씬 좋았다’는 응답은 5.0%를 기록했다.
이처럼 지난해 실적 정체를 겪고 더욱 악화한 올해 전망을 눈앞에 두고서도 기업들의 투자 의지는 꺾이지 않았다.
이번 설문에 응한 기업의 38.7%는 올해 설비 투자 규모를 1~10% 확대하겠다고 답했다. 11% 넘게 늘린다는 기업도 모두 13.4%를 차지했다. 절반 이상이 지난해보다 늘리겠다고 답한 것이다. 지난해와 같은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기업은 28%였다. 반면 1~10% 정도 설비 투자를 줄이겠다는 응답(16.0%)을 포함해 축소 의사를 밝힌 기업은 모두 합쳐 20%였다.
올해 고용 확대 의사를 밝힌 기업도 전체 응답 업체의 84.9%에 달했다. 설문 결과를 보면 지난해 대비 고용을 1~5% 증가할 것이란 응답이 69.9%로 가장 많았다. 이어 6~10% 확대 의사를 밝힌 곳은 12.3%, 11% 이상 늘린다고 응답한 기업은 2.7%였다. 신규 고용을 늘리지 않겠다고 답변한 기업은 8.2%였고 1~5% 축소 의사를 밝힌 기업이 5.5%, 11% 이상 감소하겠다는 기업이 1.4%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경기가 어려워도 축소 지향적인 비상경영보다는 본업에서 경쟁력을 쌓겠다는 의지가 컸다. 이번 설문 응답 기업 중 46.9%는 경영의 우선순위로 ‘기업 경쟁력 강화’를 꼽았다. 28.4%는 수익성 향상이 가장 중요하다고 답했고 매출 증대라고 답한 업체는 8.6%였다. 인수합병(M&A) 등 신사업에 초점을 맞춘 기업도 7.4%, 투자 확대에 우선순위를 둔 기업은 1.2%였다. 그러나 비상경영체제를 유지하겠다고 응답한 기업은 7.4%에 그쳤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경쟁력을 강화해 올해 실적을 더 증대한다는 목표다. 응답 기업의 58.1%가 전년 대비 매출액 목표를 1~10% 증가에 맞췄으며 11~19% 정도 늘리겠다는 기업도 10.8%를 차지했다. 20% 넘게 확대한다는 응답도 4.1%였다. 반면 지난해와 동일한 매출 목표를 세운 기업은 12.2%였고 최소 1%, 최대 20% 넘게 매출액이 줄어들 것으로 답한 기업은 모두 합쳐 14.9%에 불과했다. 올해 영업이익 목표 역시 1~10% 늘 것으로 응답한 기업이 55.3%로 가장 많았다.
/이종혁기자 2juzs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