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룡 “블랙리스트 김기춘이 주도” 주장…박 대통령 질문에는 “답변하기 곤란”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이 특검 조사를 받으러 가기 전 기자들과 만나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을 주도했다고 주장했다.
유진룡 전 장관은 “김기춘씨로 주도되는 정권이 자신들 입맛 맞지 않는 사람들을 철저하게 차별하고 배제하기 위해 모든 공권력 동원한 겁니다”라고 전했다.
또한, 블랙리스트는 대한민국 역사를 30년 전으로 돌려놨다고 말하며 관련자를 처벌하고 바로 잡아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강요에 의해 실행할 수밖에 없었던 실무자들에 대해선 선처를 호소했다.
이에 특검은 유진룡 전 장관을 상대로 블랙리스트 작성과 관리에 김 전 실장이 개입한 것으로 판단하는 정황과 대통령의 관여 여부를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오늘 오전 9시 반과 오후 2시에 특검은 각각 김 전 실장과 조윤선 전 장관을 다시 불러 조사할 예정으로 두 사람을 상대로 ‘블랙리스트’ 관리에 박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는지 추가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유진룡 전 장관은 박 대통령이 블랙리스트에 대한 대면보고를 받았는지에 대해서는 “답변드리기가 저로서는 좀 곤란하다”면서도 자신이 박 대통령에게 블랙리스트 작성 문제를 항의했다는 지난달 언론 인터뷰 내용을 다시 이야기했다.
유진룡 전 장관은 “2014년 1월 박 대통령에게 ‘(지원 배제 명단 작성을) 이렇게 하시면 안 된다’는 말씀을 드린 적이 있다”고 말했으며 “세월호 참사(2014년 4월 16일) 이후 이런 일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박 대통령을 마지막으로 만나 뵙고 (블랙리스트 문제를) 지적했다”며 “2014년 7월 9일 ‘이렇게 하면 정말 큰일 난다’고 얘기했지만, 박 대통령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고 밝혔다.
[사진=TV조선 방송화면 캡처]
/박재영기자 pjy0028@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