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석용 부회장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에 반발한 중국 정부가 ‘금한령’을 내린 가운데서도 LG생활건강(LG생건)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 ‘후’와 ‘숨’이 여전히 중국에서 견고한 인기를 끌고 있는데다 생활용품과 음료부문에서도 안정적인 성과를 낸 덕이다.
LG생건은 지난해 연간 매출 6조941억원, 영업이익 8,809억원, 당기순이익 5,792억원을 기록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고 24일 밝혔다. 매출은 전년대비 14.4%, 영업이익은 28.8%, 당기순이익은 23.1% 성장했다. 지난 4·4분기 실적만 떼어봐도 역시 역대 최대치다. 매출은 1조4,573억원, 영업이익은 1,779억원으로 지난해보다 각각 9.7%, 20.7% 늘어났다. 전년동기대비 매출은 2005년 3분기 이후 46분기 연속, 영업이익은 2005년 1분기 이후 47분기 증가한 ‘위업’이다.
LG생건의 이 같은 쾌속 질주는 화장품과 생활용품의 ‘프리미엄 전략’과 ‘포트폴리오 다각화 전략’이 주효했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LG생건이 전략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럭셔리 브랜드 ‘후’는 왕후의 화장품이라는 고급스러운 콘셉트로 중국인에게 큰 인기를 끌면서 출시 14년 만에 국내 화장품 단일 브랜드 중 가장 빠른 속도로 매출 1조2,000억원을 넘어서며 전년대비 49% 성장했다. 후의 뒤를 이어 선전중인 ‘숨’도 올해 처음 중국 백화점에 입점하면서 3,431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대비 82% 증가라는 저력을 발휘했다. LG생건의 화장품 포트폴리오에서 럭셔리 화장품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70%에 육박했으며, 럭셔리 화장품군의 매출 성장률만 40%에 이른다. LG생건의 화장품 사업은 지난해 매출 3조1,556억원, 영업이익 5,781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24.6%, 42.9% 증가했다.
생활용품과 음료부문의 안정적인 성장도 매출 증대에 한 몫했다. 지난해 미국 헤어케어 전문기업 파루크 시스템즈와 합작사 LG파루크를 설립한데 이어 존슨앤존슨의 오랄케어 브랜드 ‘리치’의 아시아·오세아니아 사업권을 인수하며 몸집을 불린 생활용품부문은 영업이익률을 11.3%에서 11.7%로 개선했다. 생활용품 매출은 1조5,945억원과 영업이익 1,869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5.4%, 9.1% 성장했다. 음료사업 매출은 1조3,440억원, 영업이익 1,159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4.8%, 7.1% 늘었다. /박윤선기자 sepy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