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여행] 동경했던 동경대에서의 산책

석감독의 라면 먹고 갈래? in Tokyo

어른이 되면 꼭 한번 가보고 싶었던 곳이 동경대학교였다. 어릴 적 아버지의 자랑은 언제나 “큰 아버님이 동경대에 나왔다”라고 말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됐다. 그래서 일본에 가면 꼭 동경대를 방문하고 싶었다.

직접 가본 동경대 캠퍼스는 건물마다 건축양식이 달라 관광하기에도 산책하기에도 매우 좋았다. 무엇보다 전통과 역사를 그대로 보존한 고풍스러운 멋이 캠퍼스 곳곳에 배어있어 말로 형용할 수 없는 평온함이 느껴졌다. 마치 자연박물관 산책로를 걷는 것처럼 자연의 기품이 그대로 전해졌다.

캠퍼스 내에 있는 연못 ‘산시로(さんしろ)’는 소설 속에도 자주 등장하는 명소인데, 사계절 내내 아름다운 풍광을 이뤄 많은 일본 젊은이들이 데이트 코스로 즐겨 찾는 곳이기도 하다. 나 역시 설레는 마음으로 이곳 주변을 거닐었다.



내가 고3 때 어머니는 서울대학교에 가서 학생들이 먹다 남긴 음식을 몰래 가져와 나에게 먹였다고 한다. 좋은 대학에 가라고. 이제 나에게도 훌쩍 큰 아들이 있다. 아버지가 된 나는 동경대 학생 매점에 들렀다. 그리고 나의 아들을 위해 만주를 샀다. 우리 아들 좋은 대학가라고.

동경대의 라면집 | 쇼다이 케이스케 라면집(初代 けいすけ らめん)
동경대 정문 앞에 있는 라면집이다. 퓨전 라면집으로 마치 우리나라 짜장 라면이 연상되는 흑라면을 개발해 전 일본을 강타한 초특급 대박집이다. 다케다(竹田)라는 젊은 사장은 이곳 말고도 동경에만 6개의 라면 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다. 동경라면 달인 6인에 선정되어 오다이바에 있는 동경라면 국기관에도 초대될 만큼 성황인 곳이다.

라면 1대, 2대, 3대를 자기 대에서 만들어 동경대엔 흑라면 그 밖의 지역에는 토마토 소스 라면과 새우 스프 라면이 대박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던 일본라면업계에 큰 돌풍을 일으킨 라면 달인의 가게인 셈. 검정콩과 양파, 일본 된장을 섞어서 만든 까만 된장을 개발해 선보인 흑라면은 그야말로 환상적인 맛이다. 하루에 500그릇 이상 팔리는 라면으로 한국인의 입맛에도 잘 맞으니 꼭 먹어볼 것.


주소 분쿄쿠 혼고 5-25-17 드미넨스 혼고 102
전화번호 03-3815-2710
대중교통 혼고 산쵸메역에서 도보 4분, 동경대학 빨간 정문 맞은편

<지금, 동경대에서 반드시 들러야 할 스팟>
[1] 동경대 탐방

▲ 시계탑: 어느 나라건 대학을 상징하는 건물은 도서관 시계탑 아닐까. 많은 학생들의 눈길로 닳고 닳아 어딘지 부드러운 인품을 지녔을 것만 같은 시계탑.

▲ 빨간문: 혼코우 도로에 위치한 아주 유명한 동경대 아카몬.

▲ 산시로 연못: 일본 국민작가 나쓰메 소세키의 <산시로>라는 유명 소설을 기념해 만든 연못. 마치 소설 속으로 들어온 것만 같은 평온하고 아름다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 교내 식당: 동경대 명물인 만주 단팥빵을 파는 곳. 저렴하면서도 괜찮은 식사 메뉴가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으며, 동경대 로고가 새겨져 있는 각종 기념품도 구입할 수 있다.

[2] 미술관
<야요이 미술관> <다케히사 유메지 미술관>

동경대 후문으로 나와 오른쪽으로 걷다보니 두 개의 미술관이 나타났다. 두 미술관은 서로 연결되어 있는데 각각의 건물은 다카바타케 카소(야요이 미술관)와 다케히사 유메지(다케히사 유메지 미술관)라는 두 유명 화가의 작품을 전시하는 기념 미술관이다. 각자 미술관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꽤 많은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으니 시간을 들여 천천히 관람하는 것도 좋겠다. 특히 야요이 미술관은 삽화만 전문적으로 전시하는 동경 유일 삽화 전문 미술관이라 가치가 남다르다.

글, 그림_석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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