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재시동 건 포스코 권오준號 실적만 보고 가라

포스코는 25일 이사회를 열어 권오준 현 회장을 단독 최고경영자(CEO) 후보로 주총에 추천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권 회장은 3월 정기주총에서 공식 선임된다. 권 회장의 연임 성공은 양호한 경영성적표 덕분이다. CEO 후보추천위원회도 권 회장의 지난 3년간 구조조정 성과와 영업실적에 최고점을 줬다고 한다. 실제 2014년 3월 권 회장 취임 이후 포스코의 수익성은 눈에 띄게 개선됐다.

영입이익의 경우 2013년 2조2,000억원에서 지난해 2조8,000억원을 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도 7.3%에서 10.8%로 높아져 5년 만에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회복했다. 매출이 많이 감소한 점을 들어 일부에서 ‘불황형 흑자’라는 지적을 내놓지만 권 회장의 성취는 의미가 작지 않다. 철강산업 공급과잉이라는 악재 속에도 강력한 구조조정과 원가절감, 새 먹거리 창출로 포스코를 재성장의 길로 이끌었기 때문이다. 특히 비주력계열사 매각으로 포스코 본연의 철강 경쟁력을 다시 끌어올렸다.


하지만 이걸로는 부족하다. 2기 권오준호(號) 앞에는 트럼프발(發) 보호무역 확산 등 난제가 쌓여 있다. 무엇보다 조강 생산량 기준 세계 4위로 추락한 포스코의 위상을 되찾는 게 최우선과제다. 그러기 위해서는 1기 때 이룬 성과를 바탕으로 업계 구조조정 등 산업 및 무역 패러다임 변화에 선제 대응하고 그에 맞춰 미래 사업전략을 새로 짜야 한다. 포스코와 권 회장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불편한 시각도 불식시켜야 할 것이다.

후보추천위에서 최순실 국정농단과 관련된 의혹에 대해 근거 없거나 결격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지만 국민은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를 극복하는 길은 분명하다. 정치 외풍에 흔들리지 않고 좋은 실적을 거둬 국민기업으로 거듭나는 것이다. 좌고우면한다면 더 이상 포스코의 미래는 없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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