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B금융은 전 거래일 대비 2.66% 상승한 4만6,3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해 초 2만원대에 불과했던 주가는 1년 사이에 약 60% 이상 뛰어올랐으며 이날도 장중 한때 4만6,400원까지 오르며 연중 최고가를 다시 쓰기도 했다. KB금융은 올해 들어서만 외국인이 257만주를 사들이며 업종 주가 1위의 신한지주를 제치고 2012년 12월 이후 4년 1개월 만에 주가 1위에 다시 올라섰다. 반면 업종 대표주 자리를 다퉜던 신한지주는 전 거래일 대비 1.10% 상승했지만 기관투자가들이 11만주를 팔아치우며 주가 상승의 발목을 잡았다.
KB금융의 주가가 다시 1위에 올라선 것은 은행뿐만 아니라 금융지주 내 계열사들의 이익과 성장성 때문으로 분석된다. KB금융은 지난해 LIG손해보험·현대증권 등을 연이어 인수하며 금융지주 내 계열사의 덩치를 키웠다. 이러한 금융계열사의 M&A를 통한 규모 확대는 향후 금융지주의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한 수익 창출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M&A를 통한 부의 영업권 이익(7,846억원)은 우려했던 인력 구조조정 비용(6,867억원)을 충분히 상쇄할 것으로 삼성증권은 전망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금융의 지난해 당기순이익 추정치는 약 2조2,935억원으로 2011년 이후 5년 만에 ‘2조원 클럽’에 재입성할 것으로 보인다. 김인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KB금융이 현대증권을 인수해 100%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신한지주 대비 계열사 구조에서 뒤질 게 없어졌다”며 “KB금융은 손해보험이 있고 증권도 신한에 앞서는 등 비은행 계열사의 이익 구조가 안정화되면서 신한지주와 함께 은행업종 대표주로 올라섰다”고 평가했다
KB금융에 주가 1위를 뺏긴 신한지주는 상대적으로 성장이 둔화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타 은행이 M&A를 반복하며 빠른 속도로 몸집을 불리는 데 비해 신한금융지주의 외형 성장은 멈춰 있는 상황이다. 신한지주가 지난해 당기순이익 2조6,254억원을 달성해 8년 연속 업계 1위는 무난하게 지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타 은행에 비해 주가 기대감이 크지 않은 이유다. 이에 대해 신한지주 관계자는 “국내 비은행 포트폴리오는 이미 완성돼 글로벌 확대로 성장전략을 전환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그룹 차기 회장으로 내정된 조용병 신한은행장으로서는 ‘신한호’ 성장동력 가속화라는 과제를 안게 됐다.
일각에서는 KB금융이 주가뿐만 아니라 순이익에서도 신한지주를 역전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정태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KB금융은 현대증권의 실적 100% 반영과 명퇴 효과로 판관비가 감소될 것”이라며 “유가증권 매각 등이 더해지면 이익은 예상보다 더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지혜기자 wis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