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거침없는 행정명령...이민자 규제까지 건드린다

멕시코 장벽·무슬림 입국제한 등
이민·안보정책 행정명령 예정
오바마 前대통령이 반대했던
대형송유관 프로젝트도 재추진
"美 분열 더욱 부추길것" 우려 커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LA)에서 대학생들이 2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캐나다 간 송유관 건설에 반대하는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대형 송유관 건설사업인 ‘키스톤 프로젝트’ 추진을 위한 재협상을 허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LA=UPI연합뉴스
‘오바마케어’ 폐지를 행정명령 1호로 삼을 만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유산 지우기에 공을 들이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 사회의 가장 민감한 문제까지 정면으로 건드리고 나섰다.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을 포함해 이민자 규제를 강화하는 행정명령을 내리기로 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함께 오바마 전 대통령이 환경파괴를 이유로 반대했던 송유관 프로젝트도 재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자칫 미국 사회의 분열을 더욱 부추길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25일 국토안보부를 방문, 이민 및 안보정책과 관련된 행정명령에 서명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서명할 행정명령에는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은 물론 시리아·예멘·이라크 등 중동 출신 무슬림 난민의 미국 입국을 제한하는 방안이 포함된다. 24일 트럼프 대통령도 인터넷 성명에서 “25일은 국가안보와 관련해 매우 중요한 날(Big day)”이라며 “무엇보다 우리는 국경장벽을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새 행정명령에서 가장 주목되는 것은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기간에 멕시코에서 국경을 넘어오는 불법 이민자들이 미국에서 범죄를 저지르거나 일자리를 빼앗고 있다며 장벽을 세우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에는 장벽 건설에 최소 약 100억달러 등 막대한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돼 공화당 내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제기됐다. 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가능한 한 신속하게 멕시코 국경장벽을 건설하기 위해 다른 프로젝트에 책정된 예산을 끌어쓰는 방안을 취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 전 대통령이 추진해온 난민수용 정책 역시 잠정적으로 중단할 계획이다. 소식통은 WSJ에 트럼프 정부가 향후 120일 동안 난민수용을 전면 중단하고 어떤 국가의 난민이 미국의 안보에 문제가 될지 판단할 시간을 가질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선 지난해 9월 오바마 전 대통령은 올해 미국 정부가 난민 11만명을 수용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WSJ는 이민자에 대해 엄격한 기준을 가진 트럼프 정부가 난민수용을 완전히 중단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환경파괴에 대한 우려로 오바마 전 대통령이 불허했던 미국과 캐나다를 연결하는 대형 송유관 프로젝트도 재추진할 뜻임을 밝혔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24일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네브래스카주와 캐나다 앨버타주를 연결하는 송유관을 신설하는 키스톤 프로젝트에 대한 재협상을 승인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키스톤 프로젝트는 미국과 캐나다 국경을 통과하는 건설사업이라 대통령의 허가가 필수다.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미국은 캐나다와 일부 조건을 두고 재협상할 계획”이라며 “키스톤 프로젝트는 일자리 창출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NYT는 미국 내 환경단체의 반대가 극심하지만 에너지 자립과 일자리 창출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송유관 프로젝트가 매우 매력적으로 다가올 것이라며 정부의 의도대로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신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키스톤 프로젝트와 함께 미국 다코다주의 송유관 건설 프로젝트에 대한 재협상도 승인했다.

/이경운기자 clou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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