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가 그나마 체면치레를 했다.
기아자동차의 영업이익이 5년 만에 반등했다. 형제 회사인 현대차의 영업이익이 6년 만에 5조원대로 내려앉은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매출 역시 사상 최초로 50조원을 돌파했다. 하지만 5년 연속 수익성이 악화됐다. 많이 팔았지만 돈은 많이 벌지 못한 것이다.
기아차가 26일 내놓은 4·4분기 실적 자료를 보면 매출 12조9,147억원, 영업이익 5,322억원으로 매출은 1년 전보다 1%, 영업이익은 3.5% 각각 증가했다.
4·4분기 성적이 시장 예상치만큼 양호하지는 않았지만 선전하면서 지난해 매출은 52조7,129억원, 영업이익은 2조4,61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6.4%, 영업이익은 4.6% 늘었다. 매출은 사상 최초로 50조원을 넘어섰고 영업이익은 지난 2011년부터 이어졌던 하락세를 끝냈다. 기아차는 올 한 해 한국과 미국·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그야말로 잘 달렸다. 글로벌 판매는 301만1,000대로 1년 전보다 3%가량 늘었다.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는 시장 성장률을 웃도는 판매 증가율을 기록했다. 국내 판매량은 53만5,000대로 1만대(1.2%) 늘었다. 국내 자동차 시장은 0.5% 축소된 바 있다. 미국에서는 각각 3.5%, 13.1% 판매가 늘었다. 모두 시장 성장률(미국 0.5%, 유럽 6.5%)을 웃도는 수준이다. 기아차가 현대차와 달리 스포트유틸리티차량(SUV) 라인업이 강한 것도 성장의 이유다. 올해 준대형 신차 ‘K7’이 인기를 끈 것도 힘을 보탰다.
하지만 매출이 크게 늘어난 만큼 이익은 늘지 못했다.
영업이익률은 4.6%로 5년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2011년 8.1%에 육박했던 영업이익률은 2012년 7.4%, 2013년 6.6%, 2014년 5.3%, 2015년 4.7%로 매년 낮아지고 있다. 올해 영업이익률은 그나마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SUV나 준대형 세단 등 비교적 수익성이 좋은 차를 많이 팔았던 것을 고려하면 양호한 성적은 아니다. 기아차는 지난해 국내 생산 차질로 고정비가 증가했고 미국 시장에서 인센티브가 늘어난 것 등이 수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한천수 기아차 재경본부장은 “지난해 미국 내 차량판매 인센티브가 약 13% 증가했다”며 “같은 기간 미국 빅3가 22%, 일본 빅3도 17% 증가하는 등 최근 미국 시장 내 경쟁사의 판촉 비용이 증가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기아차는 올해도 SUV 신차를 중심으로 성장세를 이어간다. 글로벌 판매 목표는 지난해보다 5% 늘어난 317만대로 잡았다. 소형 SUV 1종을 추가로 더 출시해 라인업을 강화한다. 여기에 중형 SUV 쏘렌토는 부분변경 수준의 상품성 개선이 있을 것으로 예고됐다. 디자인은 물론 옵션 등이 크게 개선될 예정이다. 여기에 후륜 스포츠세단 스팅어가 출시되면 수익성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강도원기자 theon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