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수(왼쪽부터)·최일록·임태우 식스레시피 공동대표가 지난 25일 쿠킹 박스 안에 담겨진 식재료들을 소개하며 활짝 웃고 있다. /사진제공=식스레시피
최근 들어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다양한 음식이 소개되면서 밀푀유 나베와 라따뚜이, 치킨 티카 마살라 등 이국적인 음식들을 접할 기회가 많아졌다. 이 같은 음식을 먹기 위해 레스토랑을 찾으면 가격이 부담스러워 포기하기 일쑤다. 직접 집에서 요리를 하자니 재료비도 만만찮다. 30살 동갑내기들이 소비자들의 이 같은 고민을 덜어주기 위해 한끼 분량의 요리를 위한 식재료와 레시피 등을 담아 배송을 시작했다.
지난 25일 서울 여의도에서 서울경제신문 취재진과 만난 김철수·임태우·최일록 식스레시피 공동대표들은 “1인 가구 증가와 고령화 확산 등으로 갈수록 주문이 늘어나고 있어서 올해 매출 3억원은 무난히 돌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김철수 대표는 “기존에도 반조리 배송 업체들은 많이 있었지만, 미리 조리한 뒤 소비자들이 집에서 끓여 먹는 방식이라 음식점에서 먹는 것과 큰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며 “그래서 친구들과 세련된 메뉴들의 음식재료를 원상태로 그대로 배송해주는 사업을 해보기 위해 뜻을 모은 후 1년간의 준비 끝에 지난해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소개했다. 식스레시피는 서비스를 시작한 지 6개월에 불과하지만, 하루 평균 30~50건씩 주문을 받고 있다. 이벤트가 있을 때는 하루 100건도 넘는 주문이 몰려들기도 한다.
이처럼 시장에서 빠르게 자리를 잡아갈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새로운 레시피와 신선한 음식재료, 온라인 마케팅에 숨겨져 있다.
임태우 대표는 “영국에서 유학하면서 먹어봤던 음식과 현지 가정식 요리를 고객들이 손쉽게 조리할 수 있도록 항상 요리법을 연구한다”며 “사람들이 많이 들어봤지만 쉽게 맛보지 못했던 음식들을 내놓으니 주부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다”고 설명했다. 최일록 대표도 “가락시장에서 매일매일 들여오는 재료들을 사용해 고객들이 마트에서 사는 것보다 더 신선한 재료를 받아볼 수 있게 했다”며 “가격대가 조금 높아도 고객들에게 만족할만한 서비스를 제공하자는 신념으로 좋은 재료와 푸짐한 양 때문에 맛에 대한 불만이 단 한 건도 들어오지 않았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또 “세 사람 모두 주류회사와, 광고 대행사, 정보기술(IT)회사 마케팅 분야에서 경험을 쌓은 후 창업에 나선 만큼 마케팅 비용을 들이지 않으면서 최고의 효과를 낼 수 있는 온라인 마케팅을 진행한 것도 비결”이라고 덧붙였다.
식스레시피가 진입한 가정 간편식(HMR) 시장은 국내 대기업들이 이미 시장에 서둘러 진입했을 정도로 떠오르는 블루오션으로 꼽힌다. 1인 가구가 늘고 고령화가 확산되면서 HMR 시장이 점차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임 대표는 이와 관련, “대기업들이 들어온다고 우리가 사실상 대응할 수 있는 것은 없다”면서도 “다만 대기업들은 비용 구조가 높고 고정비를 상쇄할 만한 매출 확보가 쉽지 않지만 세 명이 모든 걸 맡아서 하는 우리는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만큼 음식재료에 더 공을 들일 수 있고 더 빠르게 소비자들의 입맛에 대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식스레시피는 앞으로 하루 주문 건수를 200건까지 늘려 정기 배달 서비스도 진행하면서 사업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다. 최 대표는 “젊을 때가 아니면 다시는 창업에 도전할 수 없을 것으로 생각해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동갑내기 친구들과 몸으로 부딪히며 사업을 하고 있다”며 “주문 건수가 늘어나면 정기적으로 요리법을 보내주는 비즈니스 모델도 도입할 계획”이라고 포부를 드러냈다. /강광우기자 press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