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직접투자 부담되면...ETF 활용을

주당 1만원 안팎으로 투자 가능
한화운용 '아리랑 코스피50'
삼성전자 비중 33%로 가장 높아
반도체ETF는 '0%'...주의해야
주식형펀드도 10%이상 못담아
전자 랠리 효과 기대 어려워

삼성전자가 파죽지세로 오르면서 200만원 시대를 열었다. 증권가에서도 목표주가를 최고 270만원까지 높이면서 올해도 삼성전자 주도 장세가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주당 200만원의 가격은 개인이 직접 투자에 나서기에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주당 1만원 안팎으로 삼성전자에 투자할 수 있는 상장지수펀드(ETF)를 활용한 틈새 전략을 추천했다. ETF는 코스피지수·반도체지수 등 특정 주가지수의 움직임과 수익률이 연동되도록 설계된 상품으로 주식처럼 실시간으로 거래가 가능하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삼성전자 보유 비중이 가장 높은 ETF는 한화자산운용의 ‘아리랑(ARIRANG) 코스피50’으로 33.24%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ETF는 삼성전자 상승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단일 종목 편입 한도인 30%까지 삼성전자를 담고 삼성전자 선물까지 추가로 보유하고 있다.

뒤를 이어 삼성전자 비중이 높은 ETF는 ‘KTOP50(168300)(32.82%)’ ‘코세프(KOSEF)100(28.63%)’ ‘타이거(TIGER)200IT(28.51%)’ 등으로 코스피지수를 추종하는 ETF가 차지했다.


그러나 삼성그룹주 ETF는 예상과 달리 전자 편입 비중이 낮았다. 코덱스(KODEX)삼성그룹이 25.86%로 가장 높았고 이어 △‘타이거 삼성그룹 (25.17%)’ △‘코덱스 삼성그룹밸류(17.11%)’ △‘킨덱스(KINDEX)삼성그룹EW(6.88%)’ 등의 순이었다. 시장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포함되는 KRX섹터지수는 IT 지수”라며 “삼성전자 투자 효과를 높이려면 코스피50·코스피100 등과 같은 코스피지수나 IT 지수를 추종하는 ETF를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성과도 삼성그룹주 ETF보다 코스피지수 ETF가 더 높았다. 삼성전자 보유 비중이 30%대인 ‘아리랑 코스피50’과 ‘KTOP50’의 24일 기준 최근 1년 수익률은 각각 22.77%, 23.35%로 모두 삼성그룹주 ETF보다 우수했다. 특히 이들 ETF는 삼성그룹주를 추종하지 않기 때문에 그룹주 부진에 따라 삼성전자의 수익을 갉아먹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이는 삼성그룹주에 투자하는 일반 주식형 펀드도 마찬가지다. 주식형 펀드는 단일종목 투자 제한 30%인 ETF와 달리 사실상 10%로 묶여 있어 전자 랠리의 효과를 보기 더욱 어렵다는 분석이다. 실제 최근 1년 동안 삼성전자를 제외한 삼성물산·삼성화재·삼성전기 등 삼성그룹주 종목들이 10% 내외로 하락하면서 삼성전자의 고공행진에도 불구하고 삼성그룹주 펀드 26개의 최근 1년 평균 수익률은 3%에 그쳤다. “왜 삼성그룹주 펀드 수익률이 이 모양이냐”는 펀드투자자들의 불만은 여기에서 기인한다.

또 ETF로 삼성전자에 투자할 때 반도체 ETF에는 삼성전자가 포함되지 않는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산업의 대표주자인 만큼 오해하기 쉽지만 반도체 ETF의 기초지수인 KRX 반도체지수에 삼성전자가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 KRX 반도체지수는 IT 업종 내 반도체 사업을 하고 있는 기업을 뽑아내는데 삼성전자는 IT 업종 내에서 하드웨어 사업으로 분류된다. 이에 따라 반도체 업종 대표 ETF인 ‘코덱스 반도체’와 ‘타이어 반도체’의 삼성전자 보유 비중은 0%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주가가 부담스럽게 치솟은 상황이라 ETF를 활용한 투자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삼성전자 주가 상승에 따른 혜택을 누리고 싶다면 사전에 편입 종목과 비중을 잘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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