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첫 5G 서비스 ITU 국제표준 초안 채택…KT, 인프라 넘어 콘텐츠 선도

VR생중계 등 평창올림픽용 서비스
5G시대 글로벌 경쟁 우위 확보
표준안 완성땐 국내기술이 '교과서'
중기 장비사 해외 진출에도 호재

지난 16일 최회림(왼쪽) KT 책임연구원과 정성호(오른쪽) 한국외대 교수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위해 KT가 개발해온 5세대 이동통신(5G) 주요 기술요구사항을 발표하기 위해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국내전기통신연합(ITU) 국제표준화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사진제공=KT
이재섭(왼쪽 두번째) ITU 전기통신표준국장이 지난 16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ITU 국제표준화 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제공=KT


5세대 이동통신(5G) 네트워크 기술 표준화를 천명한 KT가 이번에는 5G 기반 각종 서비스 선도에 나섰다.

30일 KT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위해 개발해온 5G 주요 서비스들이 지난 16~27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국제전기통신연합(ITU) 회의에서 국제표준 초안으로 채택됐다고 밝혔다. 5G 서비스에 대한 표준안이 승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까지 각국 이동통신사들이 5G 네트워크 규격이나 관리 등 ‘인프라’에 대한 주도권 싸움에 열을 올렸다면, KT는 이번 계기로 5G 시대에 등장할 ‘콘텐츠’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 KT 관계자는 “5G 네트워크 진화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5G 시대에 어떤 서비스들이 가능한지를 제시한 것”이라며 “5G 글로벌 표준에 더해 서비스도 앞서나가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번 회의에서 KT는 360도 가상현실(VR) 생중계·싱크뷰·홀로그램 라이브 등의 시나리오 및 기술요구사항을 국제표준 기고서로 제안했고, 이는 10일간의 토론을 거쳐 ITU에서 표준 문서 초안(Draft Recommendation)으로 선정됐다. 일본 NTT에서도 동경 2020 하계 올림픽을 위한 5G 서비스를 국제표준으로 제안해 KT 표준과의 경쟁이 있었지만, KT가 양사의 제안 내용을 취합 후 에디터(Editor)로서 하나의 표준 문서를 주관해 개발하기로 합의했다.

이번에 채택된 초안이 고도화 과정을 거쳐 국제 표준안으로 최종 완성될 경우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중소기업 및 장비 제조사들의 입지도 커질 전망이다. 향후 해외에서 구축되는 5G 서비스들이 이 규격에 맞게 구축되고, 이를 기반으로 생태계가 확장된다는 점에서 표준화를 이끈 국내 기업의 제품·서비스에 대한 수요도 상승할 수밖에 없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제표준이 된다는 것은 한국이 주도한 기술·서비스들이 해외 시장에서 마치 교과서처럼 활용된다는 의미로, 국내 기업들의 글로벌 진출도 유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동면 KT 융합기술원장은 “이번 KT 5G 서비스의 국제표준화 성과를 기반으로, 5G에서는 시장에서 요구하는 서비스가 표준을 선도하는 모범사례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앞서 지난해 12월 5일 열린 ITU 회의에서는 KT가 개발한 5G 통신망 관리 기술이 국제 표준안으로 완성됐었다. 이 기술은 같은 해 3월 열린 ITU-T IMT2020 포커스그룹 5차 회의에서 초안 문서로 승인 받은 후, 수정 및 고도화 과정을 거쳐 최종 완성됐으며 6개월간 193개 ITU 회원국간의 회람을 거쳐 2017년 중 최종 공표될 예정이다.

/권용민기자 minizz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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