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방팁] ‘역적 : 백성을 훔친 도적’ 새로운 홍길동 이야기, 시청자 마음도 훔칠까?

지난 한 해 월화드라마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던 MBC가 ‘화정’ 이후 1년 만에 ‘역적 : 백성을 훔친 도적’으로 월화 사극 라인업을 부활시켰다.

30일 밤 10시 첫 방송될 ‘역적 : 백성을 훔친 도적’은 누구나 아는 ‘홍길동’을 주인공으로 내세우지만, 누구나 아는 ‘홍길동전’의 주인공 ‘홍길동’이 아닌 실제 역사 속 ‘홍길동’을 주인공으로 내세운다. ‘역적 : 백성을 훔친 도적’은 과연 시청자들의 마음까지 훔칠 수 있을까?

■ ‘홍길동전’이 아닌 실제 역사 속 ‘홍길동’을 만나라
MBC ‘역적 : 백성을 훔친 도적’ 홍길동 역 윤균상 / 사진제공 = MBC


홍길동은 그간 허균의 소설 ‘홍길동전’ 속 가상 인물로 여겨졌지만 사실 조선 연산군 시절 실존했던 인물이다. 서자로 태어나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신출귀몰한 홍길동의 유구한 심상을 답습하는 대신, 홍길동에게 ‘씨종의 아들’ ‘아기 장수’라는 새 옷을 입혔다.

가족을 인간답게 살게 하기 위해 능상 척결의 시대를 뒤엎고자 했던 아버지의 뜨거운 피를 그대로 이어받은 역사(力士) 홍길동, 그 묵직한 기운은 이전의 날렵한 홍길동과는 확연하게 달라 궁금증을 키운다.

특히 씨종의 자식임에도 민심을 사로잡은 홍길동(윤균상 분)과 임금임에도 백성의 마음을 얻지 못한 연산(김지석 분)의 극명한 대비를 통해 백성의 마음을 얻기 위해 지도자가 갖춰야 할 덕목이 무엇인지를 짚어낸다.

■ 김진만 감독이 생각한 진짜 주인공 ‘아모개’의 이야기를 주목하라
MBC ‘역적 : 백성을 훔친 도적’ 아모개 역 김상중 / 사진제공 = MBC


왕, 영의정 등 사극에서는 줄곧 기득권을 연기했던 배우 김상중이 노비의 운명을 타고난 씨종(대대로 내려가며 종노릇을 하는 사람) 아모개로 파격 변신한다. 지적인 중후함의 아이콘 격인 그가 머리를 아무렇게나 틀어 올리고 허름한 옷을 걸친 모습은 전에 볼 수 없었던 것이라 흥미롭다.


차림새만 달라진 것이 아니다. 가족을 지키기 위해 양반에게 머리를 조아리며 콧물과 눈물을 범벅한 채로 절규하듯 애원하는 장면은 하이라이트 공개만으로도 크게 화제 될 만큼 신선한 충격이었다. 무자비한 권력에 맞서기 위해 어둠의 세계에 발을 들인 냉혈한 김상중 역시 ‘역적’에서 즐길 수 있는 새로운 즐거움이다.

김진만 감독은 ‘역적 : 백성을 훔친 도적’의 제작발표회에서 “아모개의 이야기야말로 ‘역적’을 시작하게 만든 출발점”이라며, 4회까지 펼쳐질 ‘아모개’의 이야기야말로 ‘역적 : 백성을 훔친 도적’의 전체 이야기를 대변하는 ‘홍길동 프리퀄’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 ‘홍길동’ 윤균상과 ‘연산군’ 김지석, 그리고 ‘장녹수’ 이하늬까지 새로운 해석
MBC ‘역적 : 백성을 훔친 도적’ 연산군 역 김지석, 홍길동 역 윤균상 / 사진제공 = MBC


윤균상은 아기 장수로 태어난 홍길동을 맡아 30부 대작을 이끈다. 그의 건장한 체격이 역사를 표현하기에 적격이라는 평가다. 채수빈은 홍길동의 단 하나뿐인 정인, 송가령 역을 맡았다. 송가령은 홍길동의 인생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인물이다.

김지석은 희대의 폭군 연산을 맡아 처음으로 왕 연기에 도전, “인생 캐릭터, 인생 작품을 만들어내겠다”고 다짐했다. 국악과 전통 무용을 전공한 이하늬는 “기생은 나에게 가장 소중한 패였다. 그걸 ‘역적’을 위해 꺼냈다”며 역대급 장녹수의 탄생을 예고했다.

‘역적 : 백성을 훔친 도적’을 연출한 김진만 감독은 기존 사극에서 많이 그려진 홍길동과 연산군, 장녹수에게 각각 기존 사극에서 보던 캐릭터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캐릭터를 덧입힘으로서 ‘역적 : 백성을 훔친 도적’이 나아갈 방향을 더욱 뚜렷하게 만들고 있다.

■ ‘킬미, 힐미’의 김진만 감독이 돌아왔다
김진만 PD가 25일 열린 MBC 새 월화특별기획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 제작발표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사진 = 오훈 기자


연출은 7개나 되는 다중인격을 촘촘하게 쌓아올린 ‘킬미, 힐미’와 2013년 정경 유착, 권력형 비리로 얼룩진 한국 근현대사를 정조준한 ‘스캔들: 매우 충격적이고 부도덕한 사건’으로 평단과 대중을 사로잡은 김진만 감독이 맡았다. 감독은 25일 제작발표회에서 “그간 사극에서 볼 수 없었던 차별화된 화면을 통해 백성들의 삶을 담담하게 따라가겠다”고 자신했다.

극본은 입봉작 MBC 광복절 특집극 ‘절정’으로 휴스턴국제영화제에서 특집극 부문 대상을 거머쥔 황진영 작가가 집필한다. 이후에도 ‘제왕의 딸 수백향’을 통해 삼국시대의 첩보사를 치열하게 그려내며 시대극, 사극 분야에 특출함을 증명해 보인 황진영 작가가 연산군의 시대로 시선을 옮겨 다시 한번 특기를 발휘한다.

/원호성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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