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희망 두드림 <5·끝>] 심재성 J&P인터내셔널 대표 "2년 넘게 밑바닥 겪고나니 새로운 기회 보였죠"

첫 창업 6년만에 실패...빚만 3억
자본금 500만원으로 재도전 나서
화장품회사 J&P인터내셔널 설립
2년동안 7일 쉴 정도로 악전고투
지난해 매출 100억대 회사로 키워
준비 안된 성급한 창업은 필패
청년들 수출시장서 기회 찾길



심재성 제이앤피인터내셔널 대표. /사진제공=서울산업진흥원 창업매거진


사업 실패 직후 바로 바닥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실패를 경험한 사람들이라면 그 바닥의 고통이 수년에 걸쳐 점점 깊고 강해진다는 사실을 안다. 심재성(42·사진) J&P인터내셔널 대표도 ‘진짜 바닥’의 고통을 견뎌내고서야 툴툴 털고 다시 일어날 용기를 얻었다. 재도전한 창업이 5년 차를 맞은 그는 최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아직은 작은 기업이지만 올해를 중견기업을 향해 첫발을 내딛는 한 해로 만들고 싶다”며 “기회는 꿈꾸는 자에게 찾아온다”고 말했다.

심 대표는 지난 2013년 단돈 500만원으로 화장품회사 J&P인터내셔널을 세웠다. 자본금 500만원도 은행 빚이었을 만큼 재정 절벽 상태였다. 2000년 중반 벌려놓은 사업 탓이다. 성균관대 사회학과 졸업 후 뒤늦게 뛰어든 화장품 무역업과 라이브카페 사업이 2년 반 동안 적자의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해 결국 창업 6년 만에 사업을 접고 말았다. 번 돈을 다 까먹고 은행 빚만 3억원이 넘었다. “고통은 정작 실패 후 한참 후에 밀려오기 시작했습니다. 빚을 언제나 갚을지 막막하고 종종 이렇게 살아 뭐하냐는 ‘나쁜 생각’도 들었지요. 그렇게 2년 넘게 인생의 밑바닥을 체감하고 나니 힘들거나 두려울 것이 없었습니다.”


창업 재도전 후 홍콩의 화장품 유통기업 등에서 선수금을 받아 제품을 생산·수출하는 등 악전고투하며 사업을 꾸려갔다. 카드론 500만원을 대출받아 서울 서초동에 3평짜리 반지하 사무실을 얻은 것도 이 무렵이다. 여직원 한 명에 책상 2개를 놓으면 빈 공간이 없을 정도로 비좁았다. 심 대표는 당시 서울시창업지원센터의 도움을 받아 문정동에 임대해준 사무실로 옮기고 자금과 유통 채널 등을 지원받았다. 심 대표는 “이 기간 지원 대상 1,000개 기업 중 J&P인터내셔널이 매출 1위를 기록할 만큼 사업은 탄력을 받았다”며 “2013년 창업 후 2년 동안 단 7일을 쉬었을 만큼 죽을힘을 다했던 때”라고 말했다.

기초화장품·마스크팩을 주로 중국·홍콩 등에 수출하는 J&P인터내셔널은 지난해 매출 100억원을 넘었다. 브랜드 ‘마리앤유’도 지난해 국내외 시장에 선보였다. 그는 “과거의 실패 원인을 돌이켜보면 큰 그림 없이 재무·회계 등 기업 관리에 소홀한 탓이 크다”며 “창업은 자금·사람·타이밍처럼 모든 요소가 제대로 맞아야 하는 만큼 부족한 것을 스스로 찾고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국가적인 창업지원 프로그램은 창업자 수나 스타 기업 배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보니 대다수의 창업자가 사후 관리에 소홀하고 결국 폐업의 길로 가고 있다고 꼬집었다.

청년들의 준비 안 된 창업에 반대한다는 그는 “취업했다면 여러 부서에 관심을 갖고 창업 기회를 모색하는 것도 방법”이라며 “청년들이 경쟁이 심한 국내보다 수출로 눈을 돌리면 기회가 많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심 대표는 중국과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갈등에 따른 화장품 수출 타격이 가장 큰 걱정이다. 그래서 우리나라가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는 것이 새해 소망이다. 심 대표는 “지금 원래 세운 사업 목표의 중간 단계에 도달했는데 회사와 임직원이 같은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기업을 일구도록 올 한 해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현욱기자 hw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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