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쩍 큰 니프트…경쟁 활활

바늘 찔러 넣지 않고도 검사
국내서만 월 2,000여건 시행
산전 검사 시장의 20% 차지
80만원대 검사비 20% 낮춰
착한가격으로 '산모 모시기'



결혼과 출산이 늦어지며 각종 산전 검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비침습적 산전 검사(NIPT·니프트)’라는 태아 유전자 검사가 기존 양수 검사를 대체하는 방법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관련 서비스를 출시하는 국내 업체도 늘어나며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제공되고 있는 니프트 검사는 해외 서비스까지 포함해 12개에 이른다. 국내에서는 지난 2015년께부터 휴먼패스·랩지노믹스·녹십자지놈 등 6개 업체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보령바이오파마가 분자 진단업체 엠지메드와 공동 개발한 서비스를 출시하며 7곳으로 늘어났다.


니프트 서비스를 이용하는 산모 수도 급증하는 추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에서 이뤄지는 니프트 시행 건수는 월 1,500~2,000여건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연간 4,000억여원 정도인 국내 기존 비급여 산전 검사 시장의 20% 정도는 니프트가 차지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 역시 “니프트 서비스를 시작한 2015년 첫해에는 산모 백 명 중 한두 명 꼴로 검사를 받았지만 2년째로 접어들면서 그 비율이 열 배가량 늘었다”며 “대중화의 바로 직전 단계에 와 있다”고 말했다.

니프트는 임산부의 혈액을 채취해 태아의 유전체를 분석한 뒤 다운증후군 등 염색체 이상이나 기형 여부 등을 판단하는 검사다. 진단의 정확도나 민감도는 기존 양수 검사만큼 높지만 바늘을 직접 복부에 찔러넣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산모들에게 인기가 높다. 특히 국내 업체들은 해외 업체보다 저렴한 가격과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고객을 확보해가는 중이다.

녹십자지놈의 ‘지니프트(G-NIPT)’는 검사 후 아이에 이상이 있다고 판단된 경우 산모를 대상으로 한 추가 검사를 실시해 가짜 양성(음성인 검사 결과가 잘못돼 양성으로 나오는 경우)을 줄이려는 노력을 더했다. 산모가 동의할 경우 비만 유전자 유무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추가 염색체 검사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업체도 있다. 가격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과거 70만~80만원선이던 검사비가 10~20% 이상 저렴해졌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업계는 앞으로 니프트가 양수 검사 시장을 더 잠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경우 산부인과학회 등 의료진 차원에서 기존의 부정확한 산전 검사 대신 니프트 검사를 권고하는 추세”라며 “다만 아직 한국의 경우 의료진 사이에서 좀 더 확실한 방법인 양수 검사를 선호하는 경향이 높아 시간은 좀 더 걸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경미기자 km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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