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30일 오전9시(한국시각) 정부서울청사 집무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며 한미 동맹 문제 등을 논의하고 있다./연합뉴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출마 여부가 차기 대선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면서 황 권한대행에 대한 반기문 측과 바른정당 등 범여권의 비난 수위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범여권에서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에 대한 기대감이 줄어들고 있고 바른정당 소속 주자들의 지지율도 좀처럼 올라가지 않자 황 대행이 대항마로 거론되는 상황이다. 황 대행은 아직 출마 여부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으며 여론의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황 대행은 지난 23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대선에 출마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지금은 생각할 상황이 아니다”라며 향후 출마 가능성을 열어놨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가까운 정진석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30일 “실현 가능성이 없는 미친 짓”이라며 출마 여부를 고심하는 황 총리를 향해 작심한 듯 비난했다.
정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스스로 사임하고 이를 자기가 수리하고 권한대행을 또다시 자기가 임명하고 대선에 출마한다? 지나가는 소가 웃을 일”이라고 적었다.
이어 “(황 대행이 출마하면) 보수는 무리수를 내서라도 권력만 탐하는 족속이라는 교훈을 남길 것”이라며 “대선 출마설에 침묵하는 황 총리도 묘한 분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비꼬았다.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도 이날 황 대행의 출마 가능성에 대해 “나라를 또 혼란스럽게 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며 부정적인 뜻을 내비쳤다. 유 의원은 “대통령이란 자리 자체가 국민의 권한을 대행하는 자리인데 그 대통령이 탄핵소추 의결로 권한이 정지돼 지금 국무총리가 권한대행의 권한대행을 하고 있다”며 “여기에 대선에 출마한다고 또 권한대행을 임명하면 국민이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까 굉장히 걱정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만에 하나 (황 대행이) 대선에 출마할 생각이 있다면 지금 당장 결심하고 나와야 떳떳하다”며 “국정은 하루도 공백이 있으면 안 되는데 끝까지 눈치보다 나오면 나라는 또 혼란에 빠진다”고 질타했다.
정병국 바른정당 대표는 앞서 25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황 대행이 출마해서는 안 된다”며 “새누리당을 중심으로 오죽 답답하면 그런 생각마저 하겠는가 생각이 들지만 그런 쪽으로 흔들거나 유도하면 안 된다”고 당부한 바 있다./류호기자 rh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