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씨는 30일 덴마크 올보르 지방법원에서 열린 구금 재연장 심리에서 구치소 생활에 대한 변호인의 질문에 답하면서 “(덴마크주재 한국) 대사가 얼마 전에 (구치소로) 저를 찾아오셨을 때 특검을 통해서 전 남편이 (아이에 대한) 긴급 구난요청을 했다며 (아이 아빠가) 아이를 데려가겠다고 해서 압박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변호인인 페테 마틴 블링켄베르 변호사가 “대사와의 대화에서 한국으로 돌아가지 않는다면 한국 쪽에서 아기를 데려가겠다는 얘기였던 것으로 이해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밝혔다.
주덴마크 한국 대사관측은 “최재철 대사가 정씨를 만난 적도 없고, 그런 말을 한 적도 없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다만 주덴마크 대사관 직원이 덴마크 당국의 요청으로 정 씨를 만났을 때 정 씨가 먼저 ‘한국에서 아이 아빠가 아이를 데려가겠다고 요구했다는 말을 들었다’며 물어봐 이에 관해 확인해 준 적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가 이 같은 주장을 한 것은 한국 측이 아이를 내세워 송환을 압박하고 있다는 인권문제를 부각시켜 송환을 회피하기 위한 의도로 분석된다. 이에 대해 이규철 특검보는 “그런 사실이 없다”며 “정씨의 전 남편 신모씨가 우리와 대화할 일도 없다”고 말했다.
정씨는 이날 구금재연장 심리에서도 자신에 대한 혐의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했다. 이화여대 부정 입학 및 학점 특혜 의혹에 대해 “(입학) 당시 나는 한국에 있지도 않았다”며 “입학과 관련해서 교수들이 무슨 얘기를 했는지 알 수도 없는 입장이었다”다고 항변했다. 이어 정씨는 “(학점 특혜에 대해서도 나는) 모든 일을 알지 못했다”며 “학교에 단 한 번 가서 교수들도 단 한 번 만났다”고 주장했다.
삼성으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에 대해서도 “삼성 돈을 개인적으로 받은 적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어머니 최순실씨와 정씨가 100% 지분을 갖고 있다고 특검이 지적한 코레스포츠(정씨는 K스포츠라고 언급)에 대해선 “설립할 때 어떤 지분도 갖고 있지 않았고 설립에 어떤 영향도 행사하지 않았다”며 “(K스포츠의 모든) 결정권은 모두 어머니가 행사했고, 나는 어떤 결정에도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삼성에서 코레스포츠에 준 돈을 사용했느냐는 질문에도 “개인적으로 K스포츠의 돈을 한 푼도 쓰지 않았다”며 “어머니가 주신 돈을 썼다”고 답변했다.
/이두형기자 mcdjrp@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