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각함수 문제 풀며 고민 잊어요"

직장인들 수학에 관심 늘어…학습지 성인회원 43%↑
"취미로""업무 집중력 높이기"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급부상

한 중견기업에 근무하는 Y(41) 과장은 요즘 수학 삼각함수 문제풀이에 푹 빠져 있다.

그는 출근 시간인 오전9시보다 한 시간 일찍 출근해 학습지 수학 문제를 30~40분 정도 풀고 업무를 시작한다. 수학 문제를 풀면서 머리를 쓰면 일에 더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Y 과장은 “고등학생 때 수포자(수학 포기자)였는데 다시 수학에 재미를 붙여 2년 전부터 학습지를 신청해 매일 아침 수학 문제를 푼다”며 “어려운 수학 문제의 풀이과정을 생각하면서 집중할 수 있고 암호문 같은 수학 문제를 해결했을 때는 짜릿한 쾌감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수학 문제를 푸는 모습을 보고 놀라는 회사 동료들이 많다”면서 “나에게는 수학 문제 풀이가 골프나 독서 같은 취미생활”이라고 전했다.

최근 수학 학습지를 푸는 어른들이 늘어나고 있다.


30일 구몬학습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학습지 구몬수학 성인 회원은 1,501명으로 전년 대비 43.6%(456명)나 급증했다.

성인 회원들이 받아 보는 학습지 수준은 방정식·함수·인수분해 등을 푸는 중등과정이 44%로 가장 많고 단순한 덧셈·뺄셈 등 사칙연산 중심인 초등 저학년 과정(26%), 분수의 덧셈 등 사칙혼합연산으로 구성된 초등 고학년(15%) 순으로 조사됐다. 로그방정식이나 미적분처럼 꽤 높은 실력을 요구하는 고등학교 과정 학습지를 공부하는 성인 회원도 14%나 된다.

구몬학습 관계자는 “지난해 성인 학습지 회원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외국어 과목과 함께 수학 회원도 크게 증가했다”며 “단순한 사칙연산이나 복잡한 고차원 방정식을 풀면서 복잡한 고민거리를 잠시나마 잊으려는 성인 회원들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성인들이 뒤늦게 수학 공부를 하는 이유는 가지각색이다. 구몬학습에 따르면 성인 회원들 스스로 수학 문제 풀기를 좋아하는 경우도 있고 학생 때 모자랐던 공부를 취미 삼아 다시 해보려는 회원도 있다. 업무에 대한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수학 문제를 푸는 직장인도 있고 개인적으로 시험 준비를 하는 사람들도 있다. 또 자녀에게 수학을 가르쳐주기 위해 미리 문제를 풀어보는 학부모들도 있다.

장화영 종로지국 구몬학습지 교사는 “종로 지역 특성상 직장인 회원들이 많은데 대부분 시간을 내 학원에 가기 힘들어해 학습지 교사가 직접 방문해서 지도해주길 바란다”며 “주로 회사 근처 카페나 로비 등에서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직접 만나 학습지 진도를 체크하고 문제풀이를 위한 개념이나 원리 등에 대해 설명을 해준다”고 전했다. /김민형기자 kmh20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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