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발 먹힌 '브로커 근절대책'...개인회생 신청 2년연속 감소

제도 악용사례 줄어들어
서울 2년간 평균 32%↓

전국 법원에 접수된 개인회생 신청이 2년 연속 줄어들었다. 해마다 최대치를 경신하는 기업회생 흐름과는 정반대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개인의 이자 부담이 감소한 영향도 있지만 무엇보다 각 법원에서 시행하는 개인회생 브로커 차단 대책이 제대로 작동한 것으로 풀이된다.

30일 대법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법원에 접수된 개인회생 사건은 9만400건으로 2015년 10만96건보다 9.7% 줄었다. 기업회생이 지난해 936건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법원 안팎에서는 브로커의 개입이 줄어든 게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브로커를 통한 허수 신청이 줄었다는 뜻이다. 개인회생 사건은 기업회생과 달리 브로커의 개입 여지가 크다. 브로커들이 빚을 탕감해준다며 채무자를 유혹해 수수료를 받고 개인회생을 신청해주는 구조다. 이 과정에서 채무 규모를 부풀리는 등의 방법으로 개인회생 제도를 악용한다는 지적이 일었다.

서울중앙지법에서는 2014년부터 브로커 체크리스트를 도입해 사건별로 브로커 개입 가능성을 점검하고 있다. 브로커가 끼어있다 싶으면 해당 변호사를 고발하는 식이다. 지난해 4월부터는 개인회생 신청자 전원을 1대 1로 면담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관계자는 “브로커가 서류 작성이나 답변 요령 등을 알려줬더라도 면담 과정에서 사실과 어긋나는 부분이 드러나게 된다”며 “개인회생 절차를 통과하기 어려워지자 브로커를 이용한 거짓 개인 회생 접수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 개인회생 감소 폭이 가장 큰 곳은 서울중앙지방법원이다. 2015년 2만1,351건에서 지난해 1만7,000건으로 4,351건 줄었다. 지난해 전국 감소분(9,696건)의 절반가량이 서울중앙지법인 셈이다. 2년 감소율은 32.45%로 전국 평균 감소율 18.34%를 훌쩍 넘겼다.

인천지법 역시 2년 감소율이 29.22%로 서울중앙지법에 이어 감소 폭이 컸다. 인천지법은 서울중앙지법보다 앞서 개인회생 신청자 1대 1 면담제도를 운영하는 곳이다. 대법원은 지난해 8월부터 브로커 체크리스트 제도를 전국으로 확대하는 등 개인회생 브로커 근절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김흥록·노현섭기자 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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