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 0.61% ↓ 2만 무너져...'트럼프 리스크' 현실화하나

S&P500·나스닥 일제 하락
美 '공포지수'는 12% 껑충
닛케이 등 亞 증시도 약세
시장혼란 당분간 이어질듯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반이민 행정명령 강행 후폭풍으로 금융시장도 빠르게 얼어붙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축포를 터트렸던 뉴욕 증시는 30일(현지시간)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가 2만선을 반납하며 무너졌으며 아시아 증시도 약세를 보였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30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전 거래일보다 0.61% 하락한 1만9,971.13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0.60% 낮은 2,280.90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0.83% 떨어진 5,613.71에 장을 마감했다.

특히 실적악화가 예상되는 항공주의 타격이 컸다. 아메리칸항공과 델타항공의 주가는 이날 각각 4.4%와 4.1% 떨어졌다. 다음 행정명령의 목표가 실리콘밸리의 해외 인력 채용을 위한 비자 프로그램이 될 것이라는 소식에 미 정보기술(IT) 업계의 주가도 흔들렸다. 나스닥시장에 상장된 구글 지주회사인 알파벳의 주식은 A형·C형 모두 2.5% 떨어졌으며 인텔·페이스북의 주식도 각각 1.5%, 0.9% 하락했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12.29% 상승한 11.88을 기록하며 투자자들의 불안한 심리를 반영했다. 주요10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측정하는 블룸버그 달러지수도 1,242.86을 기록해 지난 27일 이후 2거래일 연속 떨어졌다.

아시아 증시도 불안한 모습을 보이기는 마찬가지였다. 일본의 닛케이종합지수는 31일 전날보다 1.69% 떨어진 1만9,041.34로 거래를 마쳤으며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화가치는 안전자산 선호 현상에 힘입어 장중 한때 113.24까지 올랐다.

애널리스트들은 보호무역주의·반이민 정책의 윤곽이 드러나면서 ‘트럼프노믹스’에 대한 장밋빛 기대가 사라지고 있다며 시장 위축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안 린겐 BMO 전략가는 “이민 정책이 만든 불확실성은 대법관 임명, 기업실적 발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등 이번주에 잡힌 주요 일정들과 맞물려 위험 자산들에 하방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달 들어 27일까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총 660억달러 규모의 채권 발행이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70% 늘어난 것이며 1995년 이후 최대 규모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시장이 요동칠 것을 우려한 정부·기업들이 취임식 이전으로 발행 시점을 앞당겼기 때문이라고 WSJ는 설명했다.

/연유진기자 economicu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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