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창]연금투자교육이 가장 큰 복지혜택

지철원 트러스톤자산운용 연금포럼 연구위원
100세 시대를 맞이하여 최소한의 노후자금을 3층 연금으로 마련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국민연금 임의가입자가 올해 들어 30만명을 넘어섰고 연금저축 가입자는 2015년 말 423만명을 돌파했다. 2005년 도입된 퇴직연금은 2016년 6월 말 기준으로 상용근로자의 53.5%인 619만명이 가입했으며 적립액은 129조원에 달하고 있다. 특히 퇴직연금에 주목하는 이유는 선진국 사례를 볼 때 앞으로 국민의 노후자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유형별로 회사가 책임 지는 DB형과 근로자 스스로 책임 지는 DC형으로 나눌 수 있으며 개인형퇴직연금인 IRP는 넓은 의미의 DC형에 포함된다. 눈에 띄는 변화는 2013년까지만 해도 전체 퇴직연금 적립금 중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에 지나지 않았던 DC형의 비중이 꾸준히 늘어 2016년 6월 말 현재 33%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2024년에는 비중이 60%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DC형 비중 증가의 요인으로 저금리로 인한 기업의 부담 상승, 임금상승률 둔화와 임금피크제 시행과 같은 근무환경 변화 등 여러 가지를 들 수 있다.

문제는 DC형을 도입한 기업은 근로자들에게 충분한 연금투자교육을 실시해야 한다는 것인데 안타깝게도 현재 제대로 되고 있지 않다. 가장 큰 원인으로 기업 경영진의 무관심 내지는 거부감을 들 수 있다. 많은 기업들이 퇴직연금 교육은 직원의 근로 시간을 빼앗는다는 근시안적 시각을 갖고 있다. DC형은 본래 기업이 져야 할 장기운용 리스크를 근로자에게 전가하는 제도다. 따라서 근로자에게 최소한의 투자지식을 교육받을 기회를 제공해야 할 책임이 기업 에게 있다. 투자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퇴직적립금 운용실패로 근로자의 노후가 빈곤해 지거나 근로자 간 퇴직급여의 격차가 커져 퇴직연금제도에 대한 불신과 함께 회사에 대한 불만으로 이어질 수 있다.

기업은 교육으로 인한 투자능력 향상이 근로자 개인 뿐 아니라 기업에도 도움이 된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연금투자교육은 근로자들의 노후에 대한 인식을 바꿀 뿐 아니라 경제를 보는 눈을 길러 주어 경영진의 입장을 이해하게 한다. 근로자가 퇴직연금 관리에 성공하면 노후에 대한 안정감이 커지고, 이는 다시 근로 의욕의 상승으로 귀결된다. 생산성 향상을 위해서라도 경영진이 근로자의 연금교육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이유가 없다. 근로자와 노조 또한 충분한 교육 시간을 확보하고 교육의 질을 높여 줄 것을 경영진에게 요청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연금자산의 운용수익률을 높이는 것이 급여인상 이상의 복지 혜택이라는 인식을 노사가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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