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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반 전 총장의 대선 불출마 선언에 대한 해석이 쏟아지고 있다. ‘지지율 하락 등 축소일로를 걸어온 본인의 정치적 영향력을 절감했기 때문’,‘냉엄한 현실정치를 각오하지 못하고 섣부르게 뛰어든 아마추어 정치인의 예정된 수순’ ‘캠프 운영 과정에서도 잡음도 한 몫’ 등 등
입국 후 20일, 그에게는 어떤 일이 있었을까?
입국부터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1일까지, 반 전 총장의 정치 행적을 역추적해보자.
■ 1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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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월 14일
지난 달 12일 반 전 총장이 귀국한 이후 촛불 집회는 14일과 21일에 걸쳐 두 차례 크게 열렸다. 입국 당시 “국민과 함께하겠다”는 뜻을 밝혔던 반 기문은 기자들이 “촛불 집회에 참여할 거냐”고 묻자 “아주 성숙한 민주주의”라며 “기회를 보고 기회가 되면 참석하겠다”고 촛불 집회 참석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내비쳤다.(하지만 지난 31일 기자회견 도중 ‘광장에서 직접 촛불민심을 듣고 해법을 내봐야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아직 가보진 않았지만 TV 화면을 볼 때 의미가 달라지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고 촛불집회 참석의 부정적 뜻을 내비쳤다.)
■ 1월 16일
반 전 총장은 또 이날 음성 꽃동네를 방문해 침상에 있는 할머니에게 미음을 떠 먹여줬지만 본인은 턱받이를 하고 할머니는 누워서 소화하기 어려운 상태로 죽을 받아 비난에 휩싸였다. 당시 이외수 작가는 “어이없는 서민 코스프레”라며 일침을 가했고, 반 전 총장은 “꽃동네 측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며 담당 수녀의 말을 들었다고 해명했다. 국민을 유독 의식하는 듯한 반 전 총장의 행보에 시민들은 ‘가식적이다’, ‘진정성이 없다’는 등 냉소적인 반응이 줄을 이었다.
■ 1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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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반 전 총장의 당적과 관련해 새누리당 인명진 비대위원장은 17일 “우리 당에 뭐 우리가 반기문 씨 없으면 큰일난다? 그건 아니다. 침 흘리고 우리가 러브콜하고 그럴 생각 없다”며 “썩어도 준치라고 우리 그렇게 안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도 “마치 박근혜 정권을 이어받는 듯한 그런 것으로 일관되게 가니까…변화있는 언행이 없다고 하면 문을 닫을 수밖에 없지 않느냐”며 반 전 총장 영입을 거부하는 의사를 밝혔다.
■ 1월 19일
반 전 총장이 19일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아 연평해전 전사자 묘역과 천안함46용사 묘역을 차례로 참배하며 안보 행보를 이어갔다. 반 전 총장은 이날 오전 9시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아 현충탑에 헌화하고 분향한 뒤 방명록에 “대한민국의 평화와 번영은 우리 호국영령들의 고귀한 희생 위에 서 있습니다. 호국영령들이여, 우리 대한민국의 평화 발전을 굽어 보살펴 주소서”라고 적었다.
■ 1월 20일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 의뢰로 12월 넷째 주에서 1월 셋째 주까지 실시간 집계한 결과,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반 전 총장의 지지율 추세가 바뀌었다. 1월 셋째 주 집계 결과 문 전 대표가 29.1%를 기록, 2015년 4월 셋째 주 자신의 기존 최고치 27.9%를 21개월 만에 경신했다. 반면 반 전 총장은 같은 기간 2.4%포인트 하락한 19.8%에 그치면서 지난달 첫째 주 이후 6주 만에 20% 선이 붕괴됐다. 고건 전 국무총리도 지난 2007년 대통령 선거 당시 한때 지지율이 30%대까지 치솟으며 대선후보 가운데 선두주자로 꼽혔었지만 노 전 대통령이 “고건 총리 기용은 실패한 인사”라고 평가한 뒤 지지율이 급락하면서 결국 불출마를 선택했다.
■ 1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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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전 총장은 “친인척 문제로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이 사건에 대해 전혀 아는 바는 없다”고 말했다.
■ 1월 22일
반 전 총장은 이날 오세훈 바른정당 최고위원과의 연대를 모색했다. 반 전 총장 측 관계자는 이날 “반 전 총장과 오 전 시장을 만난 것이 맞다”며 “만나서 서로 잘해보자고 했다”고 밝혔다.
■ 1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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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전 개헌에 대해 회의적이었던 반 전 총장은 이날을 계기로 개헌 찬성 쪽으로 무게 추를 옮겼다. 반 전 총장은 손학규 전 민주당 상임고문,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대선 전 개헌을 주장하는 야권 인사들을 빅텐트로 끌어들여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반 전 총장은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해서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가능하면 대선 전에 했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피력했다.
■ 1월 24일
반 전 총장은 이날 바른정당 창당과 함께 이를 발판으로 세를 확장할 준비를 마쳤다. 오세훈 바른정당 최고위원을 영입하면서 문재인 계열을 제외한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는 ‘개혁공동정부’를 구성한다는 대선전략을 수립했다.
■ 1월 25일
반 전 총장은 문 전 대표에 대한 ‘네거티브’의 날을 세웠다. 반 전 총장은 이날 서울 세종대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제1당의 후보가 되실 분이 개헌은 안 되겠다고 하면 제왕적 대통령제에 갇히게 된다. 박근혜 패권에서 문재인 패권으로 넘어가는 상황이 된다”며 문 전 대표를 ‘패권세력’으로 규정했다. 이어 반 전 총장은 “당에서 그렇게 하는 것인지, 문 전 대표 개인의 의사가 탐욕스럽게 적용돼서 그런 것인지…”라며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또한 반 전 총장은 문 전 대표를 향해 “대통령 되겠다는 분이 ‘대통령 되자마자 미국보다 평양을 먼저 가겠다’고 했다. 어떻게 이럴 수 있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 1월 26일
반 전 총장은 이날 SBS ‘2017 대선주자에게 묻는다’에 출연해 “저와 뜻을 같이하는 어떤 분들과도 같이(연대)할 수 있다”며 “최근 여러 계층, 특히 정치지도자들을 만났고 앞으로도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 자리에서 반 전 총장은 ‘분권형 개헌’을 제안하며 국무총리에 적절한 인사를 임명해 “경제민주화에 대한 전권을 갖고 내정을 이끌 수 있는 분이 이끌 수 있는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 1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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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의장은 이날 “좀 더 분명한 정치적 입장을 세워달라”며 보수적 정치 세력에 기반한 구상에는 동의할 수 없다며 철저하게 선을 그었다.
■ 1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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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전 총장은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더 듣겠습니다. 더 가까이 가겠습니다. 우리는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정치교체! 반드시 해내겠습니다!”라는 글을 올려 ‘정치 교체’에 대한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 1월 29일
반 전 총장의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신당 창당이 필요하다는 ‘반기문 캠프’ 내부 문건이 한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이 보고서에는 늦어도 3월 초까지 창당을 해야 한다는 구체적 로드맵이 제시돼 있었다.
보고서 내용은 구체적으로 대선 레이스의 5가지 길을 하나하나 분석하면서, 기존 정당 후보로는 승리가 불가능하며 ‘반기문 신당 창당’이 해답이라며 창당 발표와 함께 바른정당이나 국민의당과의 연대를 모색해야 한다는 분석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 1월 30일
반 전 총장과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가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 박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시내 모처에서 반 전 총장과 약 1시간 정도 만났다고 기자간담회를 통해 밝혔다. 박 대표는 “이번 대선에서 개혁정부가 들어서야 한다고 말했고, 반 전 총장도 동의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 대표는 “(반 전 총장에게) 귀국 후 일련의 언행에 대해 우리가 납득할 수 없다는 점을 전달했다”면서 “반 전 총장이 국민의당 입당을 원하더라도 지금은 받을 수 없고 함께 하기 힘들다는 말씀을 분명히 드렸다”고 말했다. 이어 “반 전 총장에게 새누리당에 가서 할 수 있지 않으냐고 물었더니, 거기에 대해선 부정적인 답변을 했다”고 전했다.
■ 1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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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반 전 총장은 이날 “모든 정당과 정파 대표들로 개헌협의체를 구성할 것과, 이 협의체를 중심으로 대선 전 개헌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반 전 총장은 “정권교체, 그 뒤에 숨은 패권 추구 욕망을 더 이상 감추려 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 2월 1일
반 전 총장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대선 불출마를 전격 선언했다. 캠프에서도 전혀 예측하지 못한 행동이었다. 기자회견을 자청할 때만 해도 창당이냐, 기존 정당의 입당이냐 등 등의 대선 진로를 밝히는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 터였다.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제가 주도하여 정치교체 이루고 국가 통합 이루려던 순수한 뜻을 접겠다”고 밝혔다. 반 전 총장은 “(정치권의) 일부 구태의연하고 편협한 이기주의적 태도에 지극히 실망했다”며 “이들과 함께 길을 가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판단에 이르게 됐다”고 말했다.
불과 20여일 동안 진행된 반 전 총장 대선 주자로의 행보가 이렇게 막을 내린 것이다.
/이종호기자 정수현기자phillie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