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는 삼성서울병원에 대해 ‘업무정지 15일’의 행정처분이 내려졌지만 환자 불편을 야기한다는 이유로 과징금으로 갈음하기로 확정했다.
메르스 종식 1년만에 나온 늑장 처벌인데다 국내 직·간접적 피해만 수조원에 달하는 메르스 사태의 주범인 삼성서울병원에 대한 처벌이 솜방망이라는 점에서도 논란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복지부는 1일 삼성서울병원에 대해 현장조사, 서면문답, 법률검토 등을 실시한 결과 메르스 확산에 대한 위법성이 확인돼 이 같이 처분 수위를 확정했다고 1일 발표했다.
삼성서울병원은 역학조사관이 5차례에 걸친 접촉자 명단제출 명령에도 이를 지연해 ‘의료법’ 제59조에서 규정한 보건복지부 장관의 지도·명령 위반이 적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복지부는 지난해 12월26일 삼성서울병원에 업무정지 처분을 사전 통지했으며, 이후 삼성서울병원이 제출한 의견서를 검토해 이날 처분 수위를 최종 결정한 바 있다..
다만 복지부는 삼성서울병원이 업무정지 대신 과징금 806만2500원을 내는 것으로 갈음하기로 합의했다. 하루 최고 과징금인 53만7000원씩 15일에 해당하는 액수.
복지부 관계자는 “삼성서울병원의 업무정지로 입원환자 약 2000명의 대규모 이송의 어려움, 이송으로 인한 상태악화 및 감염 등 추가위험 발생가능성, 일 평균 8000명의 외래환자 진료 불편 등을 고려해 과징금으로 갈음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제재 수위가 가볍다는 지적에 대해 “행정처분에 적용된 의료법 조항은 일반명령 불이행에 대한 제재조치로 제재의 수준을 높이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고 전했다.
다만 행정처분외 역학조사 거부·방해·회피시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한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 현재 수사가 진행중이라고 언급했다.
복지부는 또 오는 2월께 ‘메르스 손실보상위원회’를 열고 삼성서울병원에 대한 손실보상 여부와 수준을 심의할 방침.
복지부 관계자는 “고발 및 행정처분 사유는 손실보상의 지급제외나 감액 사유”라며 “의료 관계자, 학계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위원회에서 이를 감안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서울병원은 메르스 사태 당시 국내 전체 감염환자 186명 중 가장 많은 90명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해 메르스 사태의 진원지라는 오명을 쓰게 됐다. 메르스 환자중 75명(83.3%)이 응급실에서 감염된 것으로 확인돼 삼성서울병원과 의료진에 대한 책임 시비가 계속되고 있다.
/장주영기자 jjy0331@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