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정치인들의 생각이 모두 다 다르다" 심경 토로

2일 오전 사당동 자택서 기자들과 20분 면담
"정치를 이분법으로 구분하는 것은 국민을 이분화하는 것"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반기문 전 유엔총장이 그간의 속마음을 공개했다.

2일 사당동 자택 앞에서 기자들을 만난 반 전 총장은 “모든 원인을 정치인이 제공하고 해결해야 하는데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모두 생각이 다르니 국민이 고생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나와 뜻을 같이하는 중립적이고 개혁적 성향을 가진 분들과 힘을 합치면 되지 않을까 생각했고 많은 사람이 그렇게 권고했다. 그게 옳은 방향이라고 생각해 20일간 열심히 노력했다”고 말을 이었다.


하지만 “실제 정치를 움직이는 것은 정치인이기 때문에 정치인들이 더 각성해야 한다”며 “모든 사람이 정치인에 대한 신뢰가 높지 않다”고 비판했다.

반 전 총장은 또 “제가 진보적 보수주의자라고 한 것이 여러 논란을 일으켰는데 보수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 진보적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런 것을 확연하게 이분법으로 구분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국민을 이분하는 것”이라며 “이념으로 갈라지고 지역, 세대, 계층 간 갈라져 있는 것은 문제가 아니냐. 대통령을 하겠다는 사람은 전체 국민을 아우를 수 있는 자세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개헌협의체를 제안한 지 하루 만에 중도 하차를 선언한 것에 대해서는 “결정을 하려면 단호하게 해야한다”며 “결정을 오랫동안 숙고할 수 있지만 숙고를 하면 결정은 바로 이행하는 것이 좋다”고 전격적인 사퇴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귀국 당시 ‘정치 교체를 위한 노력을 계속하겠다’는 발언에 대해 계속해서 뜻이 있냐는 질문에 반 전 총장은 “시민의 한 사람, 전직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국내 국제적으로 기회가 있을 때마다 대한민국 정치문화를 바꿔야 한다는 것은 계속 강조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마지막으로 실제 대권 도움 요청이 오면 힘을 보탤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런 정치활동은 국내에 있으면서는 자제를 하려고 한다“며 ”제가 생각하고 있는 바는 여러 기회가 있을테니 연설을 한다든지, 학회에 간다든지, 그런 면에서 국민의 통합과 화해를 도모하기 위한 노력은 할 것“이라고 답했다.

/정수현기자 value@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