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매티스 장관 한국 우선 방문은 트럼프 행정부의 사려 깊은 액션"

생일 맞아 참모와 오찬
특검수사·탄핵심판은 언급 안해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월1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기자들과 만나 자신의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청와대


박근혜 대통령은 2일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부 장관이 한국을 가장 먼저 찾은 데 대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사려 깊은 액션이 아니겠냐”면서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입장을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고 청와대 관계자가 전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65번째 생일을 맞아 청와대 관저에서 한광옥 비서실장,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청와대 수석비서관 전원과 오찬을 함께했다. 박 대통령이 지난해 12월9일 국회로부터 탄핵당한 뒤 청와대 참모들과 식사를 한 것은 지난 1월1일 ‘떡국 조찬’ 이후 이날이 처음이다. 이날 메뉴로는 장수를 기원하는 전통을 담아 칼국수가 마련됐다.

청와대 관계자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이날 모임에서 김 안보실장에게 “오늘 미국 국방장관이 오셔서 회담하시죠?”라며 한미 관계에 대한 얘기를 꺼냈다. 박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십여일 만에 국방장관을 한국에 가장 먼저 보낸 데 큰 의미가 있다”면서 “중국·일본·독일 등에는 환율 등 압박을 가하는데 한국에는 국방장관을 보내 한미 군사 협력을 공고히 하려고 하는 건 트럼프 행정부의 사려 깊은 액션이고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입장을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는 배치돼야 하며 (배치 결정은) 한미 동맹에서 중요한 할 일을 한 것”이라며 “마찬가지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체결도 반대가 많고 어려움도 많았지만 잘 처리된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박 대통령은 공무원연금 개혁,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정책, 자유학기제 등 국내 문제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가 있었다고 평가한 뒤 4차 산업혁명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전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특검의 청와대 압수수색 및 대면조사 시도,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대선 레이스 중도 포기 등 국내 정치에 대해서도 의견을 표시하지 않았다.

한 참석자는 “한광옥 실장이 큰 역사의 흐름 속에서 잘 이겨내실 것이라고 마무리 멘트를 하자 박 대통령은 송구스럽고 고맙다고 답했다”면서 “박 대통령이 차분하고 담담하게 법적 절차에 임하려고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박 대통령 생일 기념 모임은 낮12시부터 1시간50분간 이어졌다. 김현숙 고용복지수석이 꽃다발을 선물했다. 한 참석자는 “관저에 가보니 일반 시민들과 새누리당 의원들이 보낸 꽃다발 등이 있었다”면서 “중국의 박 대통령 팬클럽 ‘근혜연맹’이 보낸 엽서·달력·티셔츠 등도 있었다”고 전했다. /맹준호기자 nex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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