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국립대학(ANU) 흐엉 딘 박사는 3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주당 39시간 이상 근무하는 사람들은 건강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딘 박사는 “연구 결과 남성과 여성 모두 평균 주당 노동시간 한도는 39시간”이라며 “이 시간이 넘으면 정신건강이 감퇴하기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국제노동기구(ILO)는 1930년, 1일 8시간·주 48시간 이상 초과하는 노동을 ‘장시간 노동’이라고 규정한 바 있다. 다만 이같은 노동시간 한도는 “남성이 노동시장을 지배하던 시절에 마련된 것”이라고 딘 박사는 비판했다.
그는 특히 “장시간 노동은 일터 밖에서 더 많은 무임금 노동을 해야 하는 여성들에게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고 봤다. 그는 “여성들은 일터에서 급여나 유연성 면에서 차별을 겪지만, 남성보다 집안일에 더 많은 시간을 소요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딘 박사는 주당 38시간의 핀란드 노동시간이 가장 이상적이라며 “핀란드는 남성과 여성 대부분이 평균 노동시간과 성차별이 더 적은 정규직으로 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핀란드는 주당 남성 40시간, 여성 38시간 노동을 명문화했다.
반면 한국 근로자의 노동시간은 2015년 연간 2,113시간으로 멕시코(2,246시간)에 이어 두 번째를 기록했다. OECD 평균(1,766시간)에 비해 347시간, 43일을 더 일하는 셈이다.
지난해 한국 노동자의 근로시간은 오히려 더 늘었다. 고용노동부 조사를 보면 지난해 11월 기준 월평균 근로시간은 1년 전보다 5.6시간이 증가했다.
현재 정부도 주당 최대 68시간(주 40시간·연장근로 12시간·휴일 16시간)까지 가능한 노동시간을 주당 52시간(주 40시간·연장근로 12시간)으로 줄이는 내용의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한 상태다.
그러나 주당 8시간의 특별 연장근로를 한시적으로 허용하고 주 52시간 상한제도 2020년까지 유예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어 비판이 나온다.
올해 대선을 앞두고 여야 대선주자들도 ‘칼퇴근법’, ‘연차휴가 의무 사용’ 등 핵심 공약을 속속 발표하고 있다. 차기 정부에서는 ‘노동시간 감축’과 ‘일과 가정 양립’ 문제에 대해 구체적인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강신우PD see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