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6년 온라인 쇼핑 동향’에 따르면 역직구는 2조2,825억원으로 전년보다 82%나 불어났다. 반면 직구는 1조9,079억원을 기록해 12.1% 늘어나는 데 그쳤다. 역직구가 직구를 넘어선 것은 지난 2014년 관련 통계가 작성된 후 처음이다.
역직구 규모를 끌어올린 ‘효자’는 중국인이다. 지난해 1조7,905억원어치를 사 1년 만에 2.1배 급증했다. 전체 해외 역직구 중 78.4%를 차지했다. 지난해 한화갤러리아·신라아이파크·신세계 등의 온라인 면세점이 새롭게 개설되고 중국인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간편결제 서비스도 확대되면서 중국인 관광객의 이용이 늘었다. 이 밖에도 미국에서 1,477억원어치를 구매해 14.6% 늘었고 일본도 1,161억원을 기록해 39% 증가했다.
해외에서는 한국의 어떤 제품을 많이 샀을까. 화장품이 1조6,358억원(전체의 72%)으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의류·패션 및 관련 상품이 3,506억원(15%)으로 뒤를 이었고 TV·휴대폰 등이 포함된 가전·전자·통신기기가 666억원(3%), 생활 및 자동차용품이 534억원(2%) 등의 순이었다.
해외 직구는 환율 상승(원화 약세) 여파로 소폭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난해 원·달러 평균 환율은 달러당 약 1,160원으로 전년(1,132원)보다 30원 가까이 올랐다. 환율이 오르면 수입 비용 부담이 늘어난다. 직구족들은 미국산을 주로 샀다. 지난해 1조2,225억원어치를 구매해 전체의 64%를 차지했다. 유럽연합(EU)이 3,663억원으로 뒤를 이었고 중국(1,742억원), 일본(1,042억원) 등의 순이다. 옷(의류·패션 및 관련 상품)이 7,297억원(전체의 38%)으로 가장 많았고 음식료품 4,428억원, 전자제품(가전·전자·통신기기) 1,921억원 등이다.
한편 지난해 국내 온라인·모바일 쇼핑액은 각각 60조원, 30조원을 돌파하며 나란히 사상 최대를 경신했다. 온라인 쇼핑액은 64조9,134억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20.5% 증가했다. 이 중 ‘엄지족(모바일 쇼핑)’ 구매액이 34조7,031억원으로 41.9%나 불어났다. 전반적인 소비 증가세는 둔화하고 있지만 상품 구입처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이동하면서 고속성장세를 이룬 것이다. 온라인 쇼핑 중 모바일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53.3%로 비교 가능한 2014년 이후 처음 절반을 넘어섰다.
온라인 쇼핑 품목 1위는 항공권, 호텔, 영화 예매 등 ‘여행 및 예약 서비스’였다. 11조3,520억원으로 전체의 17%를 차지했다. 다음은 가전·전자·통신기기(7조1,698억원), 의류(6조8,995억원) 순이었다. 엄지족도 여행 및 예약 서비스(5조3,245억원)를 가장 많이 이용했고 의류, 생활·자동차용품 등이 뒤를 이었다.
/세종=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