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보험사들이 배당금 규모를 확 늘렸습니다. 생명보험사들이 배당 규모를 전년보다 대폭 줄인 것과는 대조적인데요. 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는 새 회계기준 도입을 앞두고 자본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사내유보금을 쌓아두어야 한다던데 이래도 되는 걸까요. 앵커리포트입니다.
[기자]
올해도 손해보험사들의 배당잔치는 이어집니다.
국내 4대 손해보험사인 삼성화재, 현대해상, 동부화재, KB손보의 2016년도 배당금 규모는 5,112억원. 바로 전 년의 배당금 규모와 비교하면 1,000억원, 27% 가량 불어났습니다.
사상 최대 배당잔치라는 말이 나옵니다.
반면 생명보험사들의 분위기는 사뭇 다릅니다.
국내 1위 생보사인 삼성생명은 올해 배당금 규모를 35%나 줄이기로 했습니다. 새 회계기준 도입에 대비해 사내유보금을 충분히 확보해 둬야 한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아직 발표하지 않는 다른 생보사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새 회계기준 도입을 앞두고 생보사와 손보사의 배당에 대한 온도 차가 이렇게 큰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지난 한 해 손보사들의 실적이 크게 개선된 점을 꼽을 수 있습니다.
삼성화재는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6% 정도 늘었고 현대해상과 KB손해보험은 90%가량 순이익이 급증했습니다. 동부화재도 24%나 늘었습니다. 지난해 자동차보험 등의 손해율이 개선된 영향입니다. 이렇다 보니 업계에서는 총 배당금액이 늘었어도 배당성향은 전년보다 오히려 소폭 줄거나 비슷한 수준이라고 설명합니다.
생보사들에 비해 새 회계기준 도입 부담이 덜한 것도 한 이유입니다.
새 회계기준이 도입되면 보험 부채를 계약 시점이 아닌 결산 시점의 시가로 평가하기 때문에 종신보험 등 장기보험의 비중이 큰 생보사들은 부채규모가 늘어납니다. 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는 생보사의 부채 규모가 최대 33조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추산하기도 했습니다.
손해보험은 일단 종신보험 상품이 없고 일반보험이나 자동차보험은 1년 만기의 단기 상품이어서 생명보험사에 비해 자본확충 부담이 덜하다는 게 업계 설명입니다.
/정하니기자 honey.jung@sedaily.com
[영상편집 김지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