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과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가 경제·인문사회연구회의 지원을 받아 수행한 ‘동아시아 국제사회조사 참여 및 가족태도 국제비교연구’에 따르면, 지난해 4.13총선 당시 가족들끼리 정치토론을 ‘매우 자주’ 혹은 ‘가끔’ 했다고 응답한 사람 중 투표를 한 비율은 각각 87.3%, 87.8%였다. 반면 가족끼리 정치토론을 ‘별로’ 혹은 ‘전혀’ 하지 않는다는 사람 중 투표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76.8%, 68.5%였다.
정치토론을 매우 자주 하는 집단과 전혀 하지 않는 집단의 투표율 격차는 20%포인트 가까이 났다. 이는 가족 사이에 정치를 주제로 한 대화가 오갈 때 선거에 관심을 두고 투표를 더 했을 것이라는 추론이 가능하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하지만 가족들끼리 정치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눈다고 해서 정치 성향이 세대 간 전승되는 경향이 강한 것은 아니었다.
가족 간 정치토론을 매우 자주 하거나 가끔 하는 사람들은 같은 후보를 지지했다는 응답이 각각 54.6%, 55.1%로 나타났다. 하지만 정치토론을 전혀 하지 않는다는 사람들이 오히려 같은 후보를 지지한 경우가 57.9%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와 함께 ‘정치인들은 나라 걱정을 하기보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행동한다’, ‘정치인이 좋은 말을 하는 것은 단지 표를 얻기 위한 것이다’라는 의견에 대해 ‘매우 그렇다’(7점)부터 ‘전혀 그렇지 않다’(1점) 중 7∼4점으로 응답한 비율이 94.6%, 94.7%로 정치에 대한 냉소는 매우 높게 나타났다. 특히 가족 간 정치토론을 매우 자주 하는 집단과 전혀 하지 않는 집단에서 정치에 대한 냉소가 가장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정치적 대화를 많이 하는 집단에서 정치적 냉소가 높게 나타난 것은 대화할수록 관련 지식이 많아지고 이로 인해 정치 현실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강화됐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